사립대도 '무시험 대입'도입 경쟁…입시지옥 사라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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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대학입시 제도의 '빅뱅' 이 다가오고 있다. 서울대가 2002학년도까지 고교장추천제 선발인원을 전체의 50~80%로 대폭 늘리기로 하자 연세대 등 주요 사립대들도 무시험 선발비율 확대를 골격으로 하는 신입생 선발방식 개편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국가고사에 의해 획일적으로 선발해온 입시시대가 머지않아 막을 내리고 고교성적과 대학의 다양한 기준에 의한 무시험 대입시대가 열릴 전망이어서 고교뿐 아니라 초.중학교 교육에도 엄청난 변화가 예상된다.

연세대.고려대.서강대.이화여대.경희대.중앙대.숙명여대.국민대 등 8개 사립대 총장들은 24일 오후 서강대에서 만나 "조기선발제.고교장추천제 등의 무시험선발 확대가 고교교육 정상화.사교육비 절감에 크게 기여할 것" 이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전국 1백60여개 대학 총장들도 이에 앞서 지난 3일 전북 익산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주최 정기세미나에서 무시험선발 인원을 2000학년도까지 20% 이상으로 늘리고 장기적으로 40% 이상으로 확대하는 한편 고교 학년에 관계없이 우수학생의 '예약입학제' 를 도입키로 결의했었다.

연세대 민경찬 (閔庚贊) 입학관리처장은 26일 이와 관련, "99학년도 입시에서 모집정원의 20%를 고교 3학년 1학기까지의 학생부 성적 위주로 선발하고 2002학년도까지는 그 규모를 전체의 50%까지 확대할 것" 이라고 말했다.

현재 무시험제도를 시행하지 않고 있는 고려대의 김성인 (金成寅) 교무처장도 "2000학년도부터 고교장추천제를 도입할 것" 이라며 "이를 위해 본교 진학률 및 재학생의 학업성취도를 기준으로 한 '전국 고교 평가자료' 를 구축중" 이라고 밝혔다.

서강대 임상우 (林相友) 입학관리처장은 "현재 정원의 10%인 고교추천 선발인원을 2002학년도에는 50~80%로 늘릴 것" 이라고 밝혔다.

99학년도에 조기선발제 (2백명).고교장추천입학제 (1백명) 를 도입한 이화여대도 그 비율을 점차 확대한다는 방침이며, 성균관대.경희대도 무시험선발 인원을 연차적으로 늘리기로 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중이다.

또 주요 대학들은 고교성적에 의한 무시험전형 외에 각종 경시대회 입상자 등 독자적인 기준에 의한 무시험 특별전형 비율도 확대키로 해 2000년대 이후에는 무시험 대입전형이 주류를 이룰 전망이다.

대입제도 개편과 맞물려 일부 분야의 학부를 폐지하고 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는 구조조정작업도 한창이다.

서울대.연세대.서강대 등이 법학.의학 등의 전문대학원 전환을 추진중인데 이어 이화여대는 국내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99학년도 입시부터 음악대.조형예술대.체육과학대 등 예체능계열의 신입생을 학과 구분없이 선발하는 학부제를 도입키로 했다. 또 2003년까지는 사범대의 학부를 폐지하고 전문대학원으로 전환키로 했다.

최재희.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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