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에 벼락 만리장성 관광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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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휴대전화의 전자파 때문에 관광객들이 벼락에 집단 감전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베이징청년보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2시40분쯤 외국인을 포함한 관광객 15명이 만리장성의 일부인 베이징 인근 쥐융관(居庸關) 장성에서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쏟아지자 봉화대로 대피하던 도중 벼락에 맞았다.

목격자들은 사고 당시 한 노인 관광객이 휴대전화 통화를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벼락에 감전된 관광객들은 정신을 잃어 모두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쥐융관 장성은 바다링(八達嶺) 장성과 함께 대표적인 만리장성 유적이다.

현장 조사 결과 이 사고는 휴대전화에서 나온 전자파가 벼락의 감전을 유도,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베이징대학 물리학과 주페이(朱培) 교수는 "번개가 치는 날은 휴대전화의 전원을 아예 끄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통화하지 않더라도 전원을 꺼 놓지 않은 경우 전자파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것이 벼락의 감전을 유도하는 도체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지난달 23일 지린성(吉林省) 창춘(長春)에서도 거리를 지나던 한 여성이 휴대전화를 사용하던 도중 벼락에 맞아 현장에서 숨진 사고가 일어났었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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