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레이더] 약세장의 '꽃' 고배당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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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증시는 지난주 내내 장마에 갇힌 듯이 답답했다. 거래소 시장은 지수 750대의 박스권에 발이 묶였고, 코스닥 시장은 연일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지금으로선 우리 경제 안팎의 소식이 다 좋지 않다. 고유가 행진도 이어지고 있고, 미국 증시도 맥을 못 추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 전망도 좋지 않다.

하지만 돈이란 그냥 장롱에 넣어두면 절대로 불어나지 않는다. 투자를 포기할 수 없다면 최선의 선택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증시가 침체했다고 모든 종목이 다 죽을 쑤는 것은 아니다.

정석 투자 전문가들이 약세장에서 권하는 대표적 투자는 배당투자다. 지금 당장 주식을 사면 올해 배당수익률이 5%를 넘을 만한 종목이 여럿 있다. 주가가 현수준으로 유지해도 배당금만으로 그만한 수익을 낸다는 얘기다. 물론 주가가 내릴 위험이 없는 것이 아니지만 배당 수익률이 높은 종목들은 대개 실적이 좋은 우량기업들이다. 시장이 기력을 잃어도 실적이 좋고, 배당이 많은 종목일수록 버티는 힘도 센 법이다.

약세장에서 배당투자의 위력은 통계로도 입증된다. 본지가 실시한 올 상반기 펀드 평가 결과에서도 고배당 종목에 투자한 펀드의 수익률이 좋았다. 배당실적이 좋은 50개 종목에 투자했을 경우를 따져보니 지난 1년간 종합주가지수보다 배 이상 올랐다.

기업 경영 방향이 배당을 중시하는 쪽으로 바뀌는 것도 배당투자 전망을 밝게 한다. 지난해 7조원대로 올라섰던 상장사들의 배당총액이 올해는 9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기업들이 투자는 하지 않고 배당금만 늘리다가 성장 잠재력을 잃어버리지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하다. 그렇다고 고배당 종목을 외면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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