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대회'란]일반인·신도 구분없이 참가 '論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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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무차대회 (無遮大會) 란 비구.비구니.남녀신도는 물론 일반인도 남녀노소, 지위의 고하에 관계없이 만민평등으로 참여하는 불교 법회를 말한다.

부처님 당시 원시불교 때의 무차대회는 음식을 나눠 먹이는 재공양 (齋供養) 의 성격이 짙었다.

그러나 동북아시아 선불교에서는 교단의 중대 문제를 만인이 지켜보는 공개토론에 붙여 결정하는 '논전 (論戰)' 으로 발전했다.

동아시아 선림 (禪林) 역사상 가장 유명한 무차대회는 선불교의 정통성을 가름한 남종과 북종의 논전이었던 '활대의 종론 (宗論)' (732년 정월 15일.중국 하남성 활대 대운사) 이다.

활대의 종론은 남종 6조 혜능대사의 제자 하택신회선사가 무차대회를 열어 북종 선수대사 문하의 숭원법사와 선종 적자 (嫡子) 논쟁을 전개, 대승을 거두고 남종천하를 만든 선종사의 중요한 역사적 계기였다.

이때 신회는 북종의 신수대사가 3제국사 (三帝國師) 로 황실에 봉사나 하는 내공봉사문 (內供奉沙門) 이며 점수론자라고 신랄한 비판을 가하면서 제6대 조사는 마땅히 황제의 스승 자리에 오르지 않고 돈오의 선법을 제창한 혜능대사가 돼야 한다고 주장, 절대 다수의 지지를 얻었다.

한국불교에서는 1912년 한암 (漢岩) 화상이 강원도 건봉사에서 무차법회를 열었다는 기록이 '건봉사지' 에 한줄 나와 있고, 고려때 나옹선사가 무차대회를 가졌다고 전해오는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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