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신천지 뜬다'…美 방송대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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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오는 11월부터 미국에서 시작될 디지털 공중파 방송에 관련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디지털 방송이 기존의 아날로그 방식의 방송을 완전히 대체하면 기존의 TV 제작 장비는 물론 일반 가정의 TV 수상기도 세대 교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TV의 경우 기존 TV보다 화질이 2~4배 선명하며 깨끗한 음질, 인터넷.홈쇼핑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 PC 기능까지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 전세계 디지털 방송 계획 = 미국의 경우 올해 10개 대도시부터 시작돼 2002년 5월까지 전역에서 시청이 가능하게 된다.

2006년 하반기에는 기존 방식의 TV 방송이 완전 중단된다.

영국은 올 11월부터 디지털 방송을 실시할 예정이며 일본.프랑스.스페인 등은 2000년부터, 한국은 2001년부터 방송을 개시한다.

주요 국가들이 공중파 방송의 완전 디지털화를 계획하고 있는 2010년 쯤에는 전세계가 본격적 디지털 방송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 방송 표준 경쟁 = 지난해 4월 미 연방통신위원회 (FCC) 는 디지털 TV의 단일 표준 채택을 포기하고 18가지 방식의 표준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미 주요 방송들은 서로 다른 표준을 결정했다.

NBC.CBS의 경우 고 (高) 화질에 촛점을 맞춘 주사선수 1천80개의 인터레이스트 (1080 - i) 방식을 채택했다.

반면 ABC는 화질이 다소 떨어지나 다채널이 가능하고 PC와의 연관성이 뛰어난 주사선수 7백20개의 프로그래시브 (720 - P) 방식을 표준으로 삼았다.

인터레이스트 방식은 기존 TV의 주사 (走査) 방식이어서 이미 많은 기술이 축적돼 있다는 장점이 있다.

프로그래시브 방식은 컴퓨터 모니터의 주사방식이며 문자.그래픽 등 데이터 처리에 강점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MS).인텔.컴팩 등 컴퓨터 업계는 프로그래시브 방식을 강력히 밀고 있다.

◇ 시장 규모 = 미 디지털 TV시장은 오는 2001년 2백만대, 2006년 1천1백만대로 급속히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일본의 가전업체들은 이에 맞춰 다양한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 샤프는

64인치 프로젝션 TV, 소니는 36인치 브라운관 TV를 내놓을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55인치 디지털 TV, LG전자도 64인치 디지털 TV를 미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TV 가격은 대당 6천달러 (8백40만원)~1만달러 (1천4백만원) 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값비싼 TV수상기에다 굳이 디지털 TV로 봐야 할 프로그램이 별로 없어 디지털 TV가 단시일내에 확산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않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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