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2세 42명 성균관대 여름학교 참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우리도 이젠 어른이 된 건가봐…' . 9일 낮12시30분쯤 종로구운니동 운현궁 노락당 (老樂堂) .우리말을 떠듬거리는 청소년 42명이 마루 주위에 둘러앉아 갓을 쓰고 비녀를 꽂는 성년식을 지켜보고 있었다.

한복으로 갈아 입은 이들은 성균관대학교가 주최하는 '제1회 교포청소년 여름학교' 에 참가하기 위해 지난달 28일 귀국한 재미교포 2세들. 대부분 10대이다 보니 찜통 더위를 참지 못해 손바닥으로 부채질을 하거나 차가운 바닥에 드러누워 더위를 식히는 천진한 모습도 이따금 보였으나 처음 보는 광경이 신기한 듯 성년식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들이 이날 구경한 성년의식의 정식 명칭은 남자의 관례 (冠禮) 와 여자의 계례 (계禮) .남자는 땋아 내렸던 머리를 올려 상투를 틀고 관을 씌우기 때문에, 여자는 머리를 올려 쪽을 찌고 비녀를 꽂기 때문에 이같은 이름이 붙여졌다.

여자 대표로 계례를 치른 孫리사 (18) 양은 "예식을 치르고 나니 내가 정말 한국사람 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며 "미국에 돌아가면 어른들도 잘 모르는 걸 배웠다고 자랑하겠다" 고 말했다.

이들은 모국어와 한국문화 등에 대한 교육을 받은 뒤 오는 21일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배익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