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화제]일본 최대규모 사찰 正本堂 헐릴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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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일본불교의 바티칸' 으로 통하는 사찰 세이혼토 (正本堂) .양 날개를 활짝 펼치는 학의 형상으로 후지산 자락에 자리잡은 이 절은 소속 승려만 1천명으로 일본 최대규모를 자랑할 뿐 아니라 미학적으로도 현대건축의 백미로 손꼽힌다.

세계 건축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 절이 현재 불교계 지도자들간의 내분으로 헐릴 위기에 처해 있어 그 운명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 절을 둘러싸고 팽팽히 맞서고 있는 일본 불교계 지도자는 스님인 아베 니켄과 '일본창가 (創價) 학회' 의 명예회장으로 일본정계와 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이케다 다이사쿠. 양측의 추종자들에 따르면 아베가 이 사찰의 건립에 공이 컸던 이케다의 영향력을 지워버리기 위해서 이 사찰의 해체를 서두르고 있다는 것.

이들은 한때 설립 26년이 된 이 절에서 함께 불공을 올리곤 했으나 지난 91년 교리 해석 등을 놓고 아베가 이케다와 그의 추종자 8백만명을 파문함으로써 갈라서게 되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의 현대미술관과 L.A의 게티미술관의 관계자들, 하버드대학과 콜럼비아대학의 교수들이 항의서한을 보내고 있다.

한때 하루 방문객이 1만명을 헤아렸던 이 절은 이들의 갈등 때문에 지금은 문을 닫은 상태이다.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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