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사고 '안전보험'확산…억대 배상 판촉마케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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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물건만 사주시면 이로 인한 모든 사고는 저희가 책임집니다. " 지난 4월 납성분이 없는 고기구이용 황동불판을 개발한 중소업체 동호는 최근 제품 사용도중 신체에 해로운 성분이 검출될 경우 최고 1억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는 생산물 배상책임 보험에 가입, 이를 판촉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보르네오가구도 장식장.책장.2층침대 등을 구입한 고객이 해당 제품으로 인해 피해를 입으면 1인당 최고 1억원, 사고당 2억원의 배상금을 받을 수 있는 보험에 가입했다.

최근 소비자의 권리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중소기업들 사이에 제조물배상책임 (PL) 보험가입 붐이 일고 있다.

이 보험은 각종 제품을 사용하는 도중 소비자가 피해를 입을 경우 손해를 배상해주는 제도.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산물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한 기업들이 내는 보험료는 94년 39억원에서 95년 45억원, 96년 50억원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가입회사들도 종전 대기업 위주에서 중소기업들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경기침체가 깊어지면서 이를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오노자전거의 경우 PL보험에다 자동차 보험의 성격을 가미한 새로운 고객서비스를 도입, 눈길을 끌고 있다.

자사 자전거 구입고객에게 무료로 손해보험에 가입해주는 한편 사고발생시 최고 3천만원까지 보험료를 지급해 주기로 한 것. PL보험 가입 업종도 다양해지고 있다.

라이터 (한국파이롯트).부력수영복 (성신C&M).황토방 전기요 (동양PCS).자동차매연감소기 (한국MKL정밀).젓갈과 반찬 (가건수산).주물버너 (경성홈크린).즉석도시락 (온도락)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최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하루 평균 7건 이상의 문의전화가 들어오고 있다" 면서 "국회에 계류중인 제조물 배상책임법이 통과될 경우 가입업체는 훨씬 늘어날 것" 이라고 내다봤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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