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건강비법]세종연구소 강영훈 이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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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국무총리.대한적십자사 총재 등을 역임한 세종연구소 강영훈 (姜英勳.76) 이사장의 건강유지 비법은 하루 30분씩 꼬박꼬박 걷는 것. 비가 오는 악천우 속에서도 매일 출근후 사무실 주변을 산책하는 일과는 빼지 않는다.

매일 만보기를 차고 다니며 얼마나 걸었나를 확인하는 것도 일상생활이 된지 오래다.

걷는 것은 흐트러진 자율신경계를 안정시켜 소화가 잘 되게 하고 척추.요추.어깨등의 관절에 기름칠을 하는 효과가 있어 성인건강에 절대적인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 거기에다 姜이사장은 "조용히 거닐면서 명상을 할 수 있어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며 '걷기 예찬론' 을 편다.

쓸데없는 걱정을 하지 않고 욕심을 버리는 훈련을 하기에 걷는 시간이 가장 적당하다는 것. "세상풍파에 밀려 이리저리 갈등하고 무리하다 보면 에너지 소비가 많아 육체에도 무리가 가기 마련" 이라는 그는 "나만의 원칙을 세우고 세상을 넓게 바라보기 위해서 틈나는 대로 역사물이나 성경.논어.맹자 등의 고전을 읽는 것도 병행하고 있다" 고 말한다.

그가 규칙적으로 걷는 습관을 갖게 된 것은 5.16 이후 미국에 건너가면서부터. 미국 육군참모대학에 다니면서 시작한 골프를 통해 걸어다니는 것만으로도 큰 운동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술로 망가진 위장이 회복된 것도 이때 얻은 소득. 76년 귀국한 후로는 아침마다 집근처를 걷기 시작했고 92년 대한적십자사 총재를 하면서부터는 적십자사 근처 남산순환도로를 걸었다.

지난해 이사장으로 취임한 세종연구소는 20만평 부지위에 깔끔한 녹지가 조성돼 있어 산책에 더욱 좋다. "걷기 적당하도록 좋은 환경에서 근무하게 된 것이 행운" 이라는 그는 규칙적인 생활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오전6시30분에 기상해 오후 11시에 잠자리에 드는 그는 "한평생 자정을 넘겨 잠을 잔 것이 대학에 다니면서 도스토예프스키의 '까라마조프가의 형제' 와 '죄와 벌' 을 읽느라 밤을 샌 이틀 뿐" 이라고 말할 정도로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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