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장이 암 유발할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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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생활주변 전자제품중 안마기기류.전기담요.모발건조기 등 인체에 가깝게 붙여 사용하는 제품에서 평상치의 수백~수만배에 이르는 전자파가 방출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같은 조사결과는 25일 미국국립암연구소 (NCI)가 전자장 (場)에 의해 암이 유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공개적으로 밝힌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특히 눈길을 끌고 있다.

한양대 김윤신 (金潤信.환경 및 산업의학연구소) 교수팀은 최근 각종 전자제품 15종을 대상으로 전자파를 측정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발목마사지용 안마기기의 방출 전자파가 2백61마이크로테슬라 (μT) 로 조사대상 전자제품중 월등히 높았으며 전기담요 4.8, 모발건조기 2.3, 전자레인지와 진공청소기 1.4μT 등의 수준이었다.

μT는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단위로 사람들은 평상시 가정에서 0.01μT 정도의 전자파에 노출돼 있다.

전기면도기.TV.컴퓨터 등은 0.1~0.5μT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그러나 "전자파 수준에 따른 위해 (危害) 정도는 전혀 파악하지 못한 상태" 라고 말했다.

NCI 자문위원회 역시 발암성만 인정했을 뿐 전자장이 다른 발암요인에 비해 위험도는 상당히 낮은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NCI는 고압선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5백건의 연구보고서를 평가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끌어냈다.

한편 金교수는 "전자파가 어떤 경로로 인체에 해를 끼치는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인체에 위해함을 시사하는 연구가 적지 않았다" 며 "전자제품은 가능한 한 멀리서 단시간만 사용하는 게 좋다" 고 말했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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