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학교 신나는 오후]7.배화여중 무용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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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고전무용이 전공하고 싶기도 하고 현대무용이나 발레도 하고 싶어요. " 종로구 사직동 배화여중 (교장.李廷民) 3학년에 재학 중인 김미선 (16) 양과 김지언 (16) 양은 아직 어떤 무용이라도 다 좋다는 무용가 지망 초년생들이다.

그러나 이들이 비싼 교습비를 들여가며 학원교육이나 개인교습을 호들갑스럽게 받아서가 아니다.

미선양처럼 어려서 '재롱잔치' 등에서 박수를 받았거나, 지언양처럼 '발끝으로 걸어다녀서' 무용 소질을 인정받은 정도의 학생들이 배화여중에 들어와 드디어 타고난 소질과 끼를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기 때문이다.

배화여중 방과후 무용활동은 어느 곳에도 떨어지지 않을 수준급의 질 높은 조기무용 전문교육을 저렴하게 제공하는 대표적 경우다.

과다한 교습비 등으로 종종 잡음까지 이는 무용과외가 극복될 수 있는 모델이다.

"무용교육도 조기화되면서 중학교 교육에 많은 역점을 두고 있지요. " 이미 30여년간 무용분야에서 활발한 진로교육을 해온 언니뻘인 배화여고의 무용활동을 중학교로 내려 조기무용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30여년간 고교무용을 담당해 온 오승희 (吳承姬) 교사는 전한다.

적성과 끈기를 가지고 무용을 전공하게되는 학생은 소수다. 그러나 이들이 받는 무용교육은 '준 프로급' 진로교육이다.

우선 무용교사인 하정 (河晶) 교사 외에 3명의 본교 출신 외부무용강사가 분야별로 후배들을 가르친다.

"3백65일 거의 매일 네댓 시간 이상 연습해요. 선생님들도 정말 헌신적으로 봐주세요. " 혹독한 무용연습과 예술인의 생명인 감성과 표현력을 기르기 위해 독서, 공연감상 등도 강조되지만 학생들은 '프로기질' 을 닦는 경험이 힘들지만은 않다고 한다.

이런 교육 덕분에 배화여중 무용반 학생들은 서울시내 중학교 무용 분야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다.

올해도 교육감 주최 체전 고전무용 1위 등 각종 대학주최 무용경연대회에서 많은 수상자를 냈다.

현재 방과후 무용반 학생1인당 교습비는 15만원. 일반적인 방과후 활동 수강료보다 높은 편이지만 세 가지 무용분야에서 매일 개인지도에 버금가는 교육을 받는 것을 감안하면 분야별로 20만원 이상 하는 외부 학원 수강료에 비해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3학년 김지언양의 어머니 박남득 (朴男得 47.서대문구) 씨는 "학교에서 아이가 받는 무용교육이 그 어느 곳에서도 받을 수 없는 좋은 교육" 이라고 만족해한다.

또 박씨는 "아이들이 외부에 나가 교습을 받게될 때 교통편이 힘들고 시간에 쫓겨 학교공부도 희생될 수 있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 며 "무용 외에 다른 활동들도 학교에서 내실있게 운영됐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강양원 교육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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