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깎였는데 고지서는 한다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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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자동차세 15만2천원, 재산세 8만5천원, 자동차보험료 16만6천원, 주택할부금 상환 24만원, 아파트관리비 10만원, 전기요금 2만3천원,가스.수도 2만7천원 등…. 회사원 趙모 (35.대구시달서구상인동) 씨는 얼마전 아파트 우편함에 수북이 꽂혀 있던 납부고지서를 꺼내보곤 한숨이 절로 나왔다.

이달 말까지 내야할 각종 세금.공과금.보험료 등이 80만원이 넘는 것이다.

趙씨는 "연초부터 급여가 30% 삭감된데다 여름 보너스 수령 여부는 결정조차 안됐다" 며 "상여금이 안나오면 재산세와 자동차세는 연체료를 물더라도 다음달에 낼 생각" 이라고 말했다.

월급은 줄고 보너스는 나올 생각도 않는데 쓸 돈만 많은 6월말. 상당수 서민들은 이 '잔인한 달' 을 어떻게 넘길까 하는 걱정으로 밤잠을 설치고 있다.

이달에 재산세.자동차세 등 세금을 한꺼번에 내야하는 데다 사교육비와 자동차보험료의 분기별 납부기한이 6월에 걸린 가정들은 '어려운 고비' 를 맞고 있다. 특히 올들어 발생한 1백43만명의 실직자들은 한층 더 '고통' 을 겪고 있다.

24평 아파트에 사는 金모 (36.주부.서울관악구신림동) 씨 가정의 경우 이달말까지 내야 하는 납부고지서의 총액은 1백여만원. 미취학 자녀 2명의 2분기 학원비, 유치원비 32만원, 아파트관리비.수도.가스.전화요금을 합친 28만원은 냈다.

하지만 자동차할부금 22만원, 자동차세 17만원, 재산세 8만원, 생명보험료 16만원, 이동통신비 8만원 등은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다.

5층 상가건물 임대수입으로 살고 있는 李모 (62.서울도봉구미아동) 씨는 "올들어 사무실 네곳의 임대 전세금 2억여원을 임차인들에게 돌려주었다.

그런데 재산세는 1천5백만원이나 나와 곤경에 처해 있다" 고 걱정했다.

대구.서울 = 송의호.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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