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배 1척 NLL 넘어 표류, 핫라인 첫 가동…북서 예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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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선박 두 척이 21일 오후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두시간가량 침범한 뒤 돌아갔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 선박 1척이 이날 NLL을 월선해 표류하다 뒤따라 내려온 북한 선박 1척에 의해 북으로 예인됐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우리 함정과 북한 측은 호출 부호인 '백두산 하나'와 '한라산 하나'를 불러 핫라인으로 교신했다. 지난달 15일 서해상 남북 함정 간 무선 통신인 핫라인이 설치된 뒤 공식 교신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합참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1분 연평도 동북쪽 8㎞ 해상에서 북한 선박 1척이 NLL을 넘어 0.56㎞ 남쪽까지 표류해 내려왔다. 두번째 북한 선박은 오후 5시35분 NLL을 넘었다. 해군은 2함대사 소속 고속정 편대를 출동시켜 핫라인으로 오후 4시2분부터 오후 5시45분까지 여덟차례 경고 통신을 보내 북으로 복귀할 것을 요구했다.

합참은 월선한 첫 선박은 무동력 전마선으로, 두번째 선박은 소형 경비정으로 추정했다.

북측은 응답하지 않다가 오후 5시58분 "지금 지적한 목표물은 우리 목표물이다. 우리 선박이다. 우리를 따라 올라오고 있다"고 답신했다. 북측은 또 "정세를 긴장시키지 말고 빨리 내려가라"고 해군 고속정에 요구했다. 군 당국은 두번째로 넘어왔던 경비정으로 추정되는 선박이 답신 무전을 보낸 것으로 보고 있다. 해군 함정은 "백두산 하나, 수신 완료"를 전해 교신이 이뤄졌음을 알렸다.

두번째 내려왔던 북한 선박은 표류 선박을 끌고 월선 2시간38분 만인 오후 6시39분 NLL을 넘어 북상했다. 합참 관계자는 "당시 해군 함정과 북한 선박은 3.7㎞까지 다가섰으나, 가시거리가 90여m에 불과해 이 배들의 실체는 정밀 분석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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