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하반기 사회통계조사]부모덕 안보고 집장만 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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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서민들이 결혼후 내집 마련의 꿈을 이루는데 10년이 넘게 걸린다. 그때까지 월세.전세 등 남의 집을 전전하며 세번 이상 이사를 다녀야 한다.

통계청이 전국 3만3천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97년 하반기 사회통계조사' 에 따르면 결혼후 최초로 자기집을 마련하기까지는 10년11개월이 걸렸으며 그동안 평균 3.6회씩 이사를 다닌 것으로 나타났다.

내집마련 기간은 지난 87년 8년5개월, 92년에는 9년1개월로 갈수록 길어지는 추세다.

◇제 힘으로 집 장만하는 신혼부부가 늘었다 = 집 장만에 걸리는 시간이 늘어난데는 부모에게 손벌리지 않고 혼자 힘으로 서보려는 신혼부부들의 자립심 (?) 도 한몫 했다.

물론 결혼하는 자녀에게 집을 사줄 만큼 형편이 넉넉한 부모들 숫자가 줄어들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저축.융자.사채 등의 방법을 통해 스스로 주택자금을 조달한 가구가 59.1%로 10년전인 87년에 비해 8.1%포인트 증가한 반면, 상속이나 부모.친지의 도움에 의존한 경우는 36.2%로 8.4%포인트 감소했다.

한편 가구주가 대졸이상의 고학력인 경우 상대적으로 임금수준이 높다 보니 평균 6년5개월만에 내집을 마련할 수 있었던데 비해 가구주가 초등학교졸 이하인 집은 15년6개월이나 걸린 것으로 드러났다.

◇지금 사는 집보다 훨씬 큰 집을 원한다 = 조사대상 가구들이 현재 살고있는 집의 평균규모는 16.6평인데 반해 희망하는 규모는 30.1평으로 거의 두배에 달했다.

원하는 방의 숫자는 평균 3.6개. 또 살고 싶어하는 주택 형태는 단독주택이 61.4%로 가장 많았고 아파트 (35.2%)가 2순위였다.

하지만 젊은 세대일수록 아파트 선호도가 높아 가구주가 30세미만인 경우 오히려 단독주택 (39.7%) 보다 아파트 (56.1%) 를 원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

◇단독주택 주차난 심각하다 = 조사대상 가구의 절반 가까이 (45.4%)가 자기 차든 회사 차든 승용차를 이용하고 있다.

그런데 아파트 주민은 대부분 (94.9%) 이 아파트 자체 주차장에 차를 댈 수 있는 반면 단독주택 주민은 자기 주차장을 가진 비율이 20.8%에 불과했다.

◇네집중 한집 수돗물 못믿는다 = 상수도시설이 돼있는 데도 수돗물을 식수로 사용하지 않는 가구가 네집중 한집 꼴이다.

대신 약수 (9.9%) 나 생수 (9.4%).지하수 (6.9%) 를 먹는 물로 이용한다.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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