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부폭력 주식회사'극성…검찰, 9개파 67명 검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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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IMF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체를 상대로 폭력을 행사하는 기업형 청부폭력조직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서울지검 강력부 (朴英洙부장검사) 는 16일 채무자 등을 상대로 폭력을 휘두른 '일산 봉영파' 등 9개 파 67명을 적발, 이중 임헌복 (林憲福.44.봉영파 두목) 씨 등 48명을 감금치상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4명을 불구속기소하는 한편 달아난 李경근 (27.영등포중앙동파) 씨 등 15명을 지명수배했다.

일산 봉영파 두목 林씨는 지난해 1월 신도시 주변 조직폭력배와 실직자 등 16명을 끌어들여 청부폭력조직을 결성한 뒤 채권자 韓모씨로부터 청탁을 받고 채무자 李모씨를 납치, "빚 2천만원을 갚지 않으면 가족을 가만두지 않겠다" 며 세차례에 걸쳐 폭력을 행사한 혐의다.

검찰 수사결과 이들은 강도높은 합숙훈련 등을 통해 군대식 위계질서를 구축하고 거액의 자금을 투입, 최고급 승용차 3대까지 확보하는 등 전형적인 기업형 폭력조직을 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적발된 영등포 중앙동파는 불법 렌터카업체를 위장기업으로 내세운 뒤 자신들이 빚을 갚아야할 채권자를 5층건물 옥상으로 끌고가 "떨어뜨려 죽이겠다" 고 협박, 채권을 포기하도록 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지검은 산하지청 및 경찰에 기업폭력 특별단속 지시를 내리고 서울지검내에 '기업폭력 상담.신고센터 (02 - 536 - 3333)' 를 설치, 24시간 운영에 들어갔다.

신중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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