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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되짚어본 김희조옹의 인생.음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KBS국악관현악단 연주회 작곡가 김희조 (金熙祚.78) 옹은 우리 음악계에서 매우 특이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취미로 음악을 시작해 고려교향악단 비올라 주자, 육군본부 군악대장, KBS관현악단장, 국립가무단장,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 지휘자를 지낸 그의 작품세계는 언제나 음악의 현장에 가까이 있다.

그는 한마디로 연주자와 청중의 생리를 잘 아는 작곡가다.

악기와 악기가 어우러지는 오케스트라의 생리를 잘 파악해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줄 안다.

지난 11일 KBS홀에서 열린 KBS국악관현악단 정기연주회는 金씨의 음악세계를 조명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김희조의 음악이야기' 라는 부제를 단 이날 공연은 金씨의 작품들만으로 꾸며졌다.

金씨는 직접 지휘봉도 잡아 작곡.편곡.지휘의 삼박자를 고루 갖춘 자신의 음악세계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러나 '합주곡 제4번' 이나 '가야금 3중협주곡' (협연 박현숙.김해숙.김일륜) 보다 '윤윤석류 산조에 의한 아쟁협주곡' (협연 황숙경) 과 '창과 관현악' 등 편곡이 더욱 돋보였다.

모든 작품을 끝낼 때 북의 연타가 등장하는 것을 제외하면 서양식 관현악법의 어색한 모방같은 것은 찾아 볼 수 없었다.

'3중협주곡' 은 음량 확대를 제외한 독주 악기의 역할 분담이 명확하지 않았으나 전체적으로는 악기군의 음색 대비, 다채로운 음색과 장단의 구사, 타악기 사용의 절제미 등이 돋보였다.

'창과 관현악' 에서 안숙선 명창과 국립창극단원들의 열창은 관객의 흥을 더해주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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