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로 술렁이는 여야]내분 불거진 한나라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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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나라당 내분이 점화 (點火) 단계에 접어들었다.

총재 경선을 위한 임시 전당대회 소집여부를 둘러싼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갈등은 세 (勢) 대결의 전단계인 집단모임 형태로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비당권파측의 조기전당대회 소집의지는 단호하다.

비당권파의 한 축인 김윤환 (金潤煥) 부총재의 개인사무실에는 8일 아침 계보의원들로 북적댔다.

양정규 (梁正圭).서상목 (徐相穆).변정일 (邊精一).윤원중 (尹源重).주진우 (朱鎭旴) 의원 등은 삼삼오오 모임을 갖고 다음달 21일 재.보선 이전 전당대회 소집을 결의했다.

金부총재도 "지방선거후 여당도 체제개편을 위한 전당대회를 연다는데 야당이 가만 있다는 게 말이 되느냐" 며 전대 소집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에 맞서 당권파측의 대응도 전개되기 시작했다.

조순 (趙淳) 총재는 이날 강원지역 의원들과 점심을 함께 한 데 이어 저녁에는 경기 의원들과 모임을 가졌다.

趙총재측이 주도한 이날 모임은 표면상 선거때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趙총재 주변에선 본격화되는 비당권파측 공세에 대비해 당을 다독거리는 의미도 크다는 분석이다.

이날 현재 양측의 이같은 움직임은 내부 결속을 우선시하는 단계다.

그러나 입장차가 확연한 만큼 충돌은 이미 초읽기에 접어들었다.

다음은 조기 전대소집 의사를 밝혀 당 내분의 중심인물로 부상한 김윤환 부총재와의 8일 일문일답.

- 왜 전대 소집을 요구하나.

"지금의 지도체제는 정권창출을 위해 대선전 이회창.조순 두 사람만이 합의한 것이다.

그러나 야당의 힘은 당원들이 총재를 뽑는 정통성있는 지도체제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

- 당권에 도전할 것인가.

"물론이다. "

- 趙총재측은 전당대회를 하면 당이 쪼개질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가만 있는다고 당내의원들이 안흔들리나. "

- 김대중 대통령이 정계개편과 관련해 영남세력 역할론을 주장했는데.

"여권의 얘기다.

정계개편은 국민의 뜻을 따라 해야지. 그쪽 희망을 왜 우리에게 적용하나. "

- 당 총재경선이 거부되면 분당하나.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야지 왜 분얘길 지금 하나. "

- 당권을 놓고 이회창 명예총재와 갈등을 빚을 수도 있는데.

"대권과 당권은 다르다. 대선은 멀었다.

나는 정치를 만들어온 사람이고 당권은 정치를 오래 한 사람이 해야 한다.

유진산 (柳珍山) 선생도 그랬다. "

- 내각제에 대한 생각은.

"내각제 개헌은 어느 정파나 당이 반대하면 못한다.

다만 DJ와 JP가 합의해 우리 당에 제의하면 논의가 있을 순 있다. "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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