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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발전기금 폐지'늦었지만 다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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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중앙일보 7월 15일자 10면에 '학교발전기금 내년 폐지' 기사를 보고 늦은 감이 있지만 잘 하는 일이라고 생각돼 몇자 적는다.

학교발전기금은 명칭만 다를 뿐 사실상 학부모에게 강요되는 찬조금이나 다름없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로서 나도 교육현장에서 이런 경험을 한 일이 있다. 내 아이가 전교 어린이회장에 당선됐을 때의 일이다. 다음날 담임선생님에게 "학교로 좀 나와달라"는 연락이 왔다. 학교에 갔더니 선생님은 "아드님이 전교 어린이 회장이 됐으니 그냥 계실 수 있겠습니까. 저의 체면도 있고…"라면서 은근히 찬조금을 요청하는 것이었다. 불응하면 혹시 내 아이에게 불이익이 있을까 해서 울며 겨자먹기로 학교발전기금을 내고 말았다. 전교 어린이회장뿐만이 아니다. 학급의 반장이 됐을 때도 학교발전기금 납부를 강요당하는 게 우리 현실이다.

비정상적인 찬조금 문화는 사라져야 한다. 마찬가지로 시.도 등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금품을 기탁하는 것에도 반대한다. 국민이 교육세를 꼬박꼬박 내고 있는 만큼 교육과 관련된 모든 예산은 국가예산으로 충당해야 할 것이다.

윤숙자.대구시 남구 봉덕3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