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남자로 사는 것이 괴로울 때'를 묻는 질문에는 '가장으로서 권리는 없고 의무와 책임만 요구될 때(50%)'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승진 출세해야만 인정받는 사회분위기(48%)', '생계를 위한 지겨운 일상을 반복할 때(43%)', '억지로 술을 마셔야 할 때(31%)', '아내의 바가지와 잔소리를 들을 때(24%)'의 순이었다. 이는 한국사회에서 재미있게 사는 길은 가정이나 직장에서 수퍼맨으로 살아남는 길밖에 없다는 것을 뜻한다.
또 '스스로 연민을 느낄 때'는 고민을 털어놓지 못하고 혼자서 끙끙댈 때(69%), 자기 주장을 소신껏 펴지 못할 때(45%), 지갑이 비거나 카드가 정지됐을 때(33%) 순으로 조사됐다. 이 외에도 옆집 남자와 비교당할 때(24%), 가장으로서 능력없다는 소리 들을 때(19%)도 높은 편이었다. 배가 나와서 놀림 당할 때(10%)도 만만찮았다. 특히 40~50대일수록 혼자만의 폐쇄적인 고민이 스스로를 더 연민에 빠지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술·담배(62%)는 중년 남자들의 스트레스 해소 방편 1순위로 나타났다. 또 주변사람에게 잔소리를 하거나 화내기는 57%,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도 43%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게임과 오락은 30%였다. '행복해지기 위해 좀 더 갖춰야 할 것'에는 경제력이 86%로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행복해지기 위해 도전해 보고 싶은 일은 매우 다양했다. 세계여행(9.3%), 로또 당첨(8.3%), 건강회복(8.1%), 자전거·오토바이·요트 세계일주(7.6%) 순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에베레스트 등정(3.2%), 북극·남극 탐험(2.0%) 등 극지탐험을 하고 싶다는 응답도 나왔다. 워런 버핏과 점심식사, 국제결혼 등 다소 엉뚱한 답도 있었다.
가정생활과 직장생활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는 둘다 행복하다는 응답은 10명에 2명꼴이었으며, 10명에 1명은 둘다 행복하지 않다고 답했다. 또 가정생활은 행복하지만 직장은 행복하지 않다는 응답이 36%며, 반대의 경우는 31%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40대에서는 가정생활보다 직장생활이 더 행복하다고 응답한 쪽이 많았다.
주기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