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유전자 농업기술 듀폰-몬샌토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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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세계적인 화학업체 듀폰.몬샌토가 유전공학 기법을 이용한 농업분야에 뛰어들어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내 목화 재배면적의 절반 정도와 콩 재배면적의 40%, 옥수수 경작지의 20% 정도가 유전자 조작을 통해 만들어진 종자를 사용하면서 이 분야는 새로이 각광받고 있다. 양사는 이 분야에 수백억달러 규모의 투자와 기술개발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양사는 미국의 주요 농작물 생산 분야에서 상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양대 곡물인 콩.옥수수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몬샌토의 경우 미국 목화씨 수요의 80% 가량을 대고 있다. 두 회사는 수년 전부터 농업분야 투자를 크게 늘렸다.

듀폰은 미 최대 종자 생산업체인 파이어니어 하이브레드와의 합작 기업에 17억달러를 투자했으며 콩기름 생산업체인 프로틴 테크놀로지를 15억달러에 인수했다. 또 신약 개발과 건강식품 생산용 식물연구를 위한 벤처기업에 26억달러를 투자했다.

몬샌토도 제2위 종자업체인 드칼브 제네틱스사와 델타 앤드 파인 랜드사를 인수하는데 수십억달러를 썼다. 세계적인 곡물업체 카길과 손잡고 더 많은 농가들이 자사가 생산한 유전자 종자를 재배하도록 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들이 지금처럼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경우 생물공학을 이용한 농업 분야를 과점할 우려마저 있다고 말하고 있다. 농업 생물공학의 대표적 분야는 병충해.제초제에 강한 종자.식물을 개발하는 것. 이 분야의 선두주자 몬샌토가 유전자 조작을 통해 개발한 종자들은 올해에만 전세계 2천2백만㏊에 파종됐다.

듀폰은 식물.곡물의 성분을 조작하는 분야에서 앞서 있다. 항암물질을 함유한 콩, 저지방 계란을 낳게 하는 사료용 옥수수 등 다양한 유전자 조작 곡물들이 개발되고 있다. 뉴욕의 월가에서는 한때 양사의 합작설이 나돌았으나 양측은 "말도 안된다" 며 부인하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분석가들은 "새 기술 개발을 위한 엄청난 투자와 위험을 고려한다면 전혀 가능성이 없지 않다" 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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