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특기자 대입부정]상납…분배…구조적 비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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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이번에 적발된 한국체대 등의 체육특기자 선발 비리는 음악.무용 등 예능계뿐 아니라 체육계 입시에서도 금품수수 비리가 구조화돼 있음을 보여준다.

또 교수 임용에서도 지원자의 '검은 돈' 이 '먹이사슬' 같은 상납구조를 통해 국립대 총장에게까지 전달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수사결과 고교 체육감독이나 개인지도 강사가 학부모와 교수사이에 금품을 전달하는 '브로커'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우리 아이를 맡았으면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할 것 아니냐. 돈은 얼마든지 주겠다" 는 학부모들의 등쌀에 못이겨 대학 선후배들을 찾아다니며 집중 로비 활동을 벌였다.

그런가 하면 대학교수들도 은밀하게 의사를 타진해 온 학부모들에게 1인당 1천만원에서 3천만원까지의 구체적 금액을 노골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체육특기생 지원자가 자격요건만 갖추면 모든 선발 권한이 지도교수에게 있는 특기생 선발제도의 맹점을 이용, 자신들의 배를 불려왔다.

현행 체육특기생 입학 자격은 학교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개 '전국규모대회 3위 이상 입상자' .이에 따라 실력이 떨어지는 지도학생의 자격요건 취득을 위해 고교감독들이 학부모로부터 금품을 받고 우수학생의 대회 출전을 막는 담합까지 횡행하고 있다고 검찰 관계자는 밝혔다.

특히 이번 수사에선 소문으로만 떠돌던 대학내 상납.분배 구조가 실존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구속된 한국체대 남병집 교수는 입학사례금으로 받은 금액중 1천만원을 입학 전형을 담당하는 훈련처장에게 주었고, 함영천 교수는 후배 교수임용에 대한 사례조로 1천만원을 송석영 전 총장에게 상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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