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보다 더 스마트” … 삼성 제트, 아이폰 잡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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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삼성전자는 15일(현지시간) 런던·싱가포르·두바이에서 풀터치스크린폰 ‘삼성 제트(JET·S8000)’를 동시 공개했다.

이 회사 무선사업부장인 신종균 부사장은 “풀터치폰 분야에서 2년간 축적한 첨단 기술을 집약한 제품이다. 전 세계 사용자들이 성능과 편리한 사용법에 놀라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PC 기능까지 하는 스마트폰은 아니지만 “스마트폰보다 더 스마트하다”고 자신하기도 했다. 화질과 성능·속도 면에서 기존 휴대전화기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설명이다. 다만 고급 프리미엄폰 분야에서 세계 정상에 오르려면 사용자환경(UI)을 비롯한 소프트웨어(SW)가 제대로 받쳐 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능은 세계 정상급=삼성 제트의 외형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7.8㎝(3.1인치) 크기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화면이다. 화질은 물론, 햇빛 아래서 잘 보이는 정도가 액정화면(LCD)보다 낫다. 동작 속도 800메가헤르츠(㎒)의 프로세서도 탑재했다. 초당 8억 번 연산한다는 뜻이다. 강력한 프로세서 덕분에 한꺼번에 20가지를 해 낼 정도로 다중작업(멀티태스킹) 성능이 향상됐다.

SW 쪽으로는 두 가지 변화가 두드러진다.


우선 UI가 바뀌었다. 제트에는 ‘터치위즈(한국명 햅틱)’를 개선한 ‘터치위즈 2.0 UI’를 탑재했다. 바탕화면에 있는 주사위 모양 3차원 큐브 6개 면에 전화·음악·인터넷 등 목차를 담아 손쉽게 원하는 기능을 찾을 수 있게 했다.

움직임을 감지하는 기능도 대폭 강화해 단말기를 기울이거나 흔드는 것만으로도 대부분의 기능을 쓸 수 있다. 음악을 들을 때 두 번 두드리면 재생·멈춤 기능이 작동하고, 좌우로 흔들면 이전 곡·다음 곡 재생이 가능하다. 글자가 잘 안 보이면 손가락 하나로 네 배까지 확대할 수 있다.

UI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익스체인지 액티브싱크’를 지원하는 점도 큰 특징이다. 휴대전화에서 e-메일을 주고받고, 연락처·일정 등도 마음대로 적어 넣거나 변경할 수 있다.

윈도모바일(WM) 등 PC와 비슷한 운영체제(OS)를 쓰는 스마트폰에서는 당연한 기능이지만 일반 폰에서 구현한 건 처음이다. 삼성이 자체 개발한 ‘돌핀 브라우저’를 통해 웹서핑도 자유롭다.

◆아이폰 넘을까 관심=제트는 아이폰을 넘어서려고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프로세서 속도, 화면 해상도 등 하드웨어(HW) 면에선 아이폰을 앞섰다는 중론이다. 문제는 UI를 비롯한 SW다.

애플은 두 손가락으로 화면을 조작하는 멀티터치, 음악·동영상 파일을 살 수 있는 ‘아이튠스 스토어’, 각종 프로그램을 구하는 ‘앱스토어’ 등이 풍부하다. 삼성이 UI 쪽은 어느 정도 따라잡는다 해도 앱스토어 같은 아이폰의 주변 인프라를 감안하면 더 분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HMC투자증권의 노근창 연구위원은 “제트의 차별화 포인트가 많다. 하지만 대박이 터질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영준 삼성전자 차장은 “아이폰이 2년간 2000만 대 이상 팔렸지만 터치위즈폰을 비롯해 햅틱 UI를 채용한 삼성 풀터치폰도 1년 반 만에 1000만 대 이상 팔렸다”는 점을 강조했다. 더욱이 “제트가 아이폰보다 HW 면에서 우위이고, SW에선 장단점이 있다고 한다면 좋은 승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제트는 이달 안에 세계 50여 개국에 출시될 예정이다. 한국 출시 시기는 미정이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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