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삼성 베이커 호투 선발 굳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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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낙차 큰 직구 (?) .' 유일한 외국인 선발투수인 삼성의 스코트 베이커 (29)가 24일 LG전에서 7과 3분의2이닝 동안 산발 6안타, 3실점으로 호투하고 시즌 4승 (2패) 째를 따냈다. 지난달 17일 OB와의 잠실경기에서 국내팬들에게 첫선을 보였던 베이커는 박충식.조계현과 함께 나란히 팀내 다승 공동선두를 달리며 선발마운드의 튼튼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베이커는 한국프로야구 무대에서 활동중인 투수들 중에서 공을 뿌리는 투구점이 가장 높다. 1m88㎝ (79㎏) 의 장신 좌완투수인 베이커는 투구동작때 스탠스를 아주 좁게 내딛으며 머리위에서 누르듯 공을 던지기 때문에 낮은 공의 경우 포수글러브에 도달할 때면 약 2m에 가까운 낙차가 생긴다.

또 시즌초 1백40㎞였던 최고구속도 24일에는 1백44㎞를 기록, 여름이 오면 더 빠른 공을 던질 것으로 전망되며 국내 타자들에게는 생소한 '너클커브' 라는 낙차 큰 변화구를 승부구로 삼고 있다. 베이커는 지금까지 7게임에 출전, 4.43의 방어율을 마크중인데 삼성의 중간계투요원이 믿음직하지 못해 종반 실점이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방어율 2점대의 투수로 평가할 수 있다.

MBC 김소식 해설위원은 "베이커는 머리위에서 공을 뿌리기 때문에 타자들이 배팅 포인트를 맞추기 힘들다" 며 "확실한 10승대 투수" 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 샌호제이 출신인 베이커는 지난 90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마이너리그 팀에서 활약하다 95년에는 메이저리그 팀인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에서 한 게임 등판한 바 있다. 개막직전 시범경기때까지는 엉성한 폼으로 대충 공을 던져 일부 전문가들로부터 '별볼일 없는 선수 아니냐' 는 혹평까지 받았던 베이커. 그는 최근에는 1백30개가 넘는 공을 던지는 강한 체력까지 과시해 8만달러 (약1억2천만원) 의 연봉에 걸맞은 활약이 기대된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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