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한국거래소 불시 검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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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금융감독원이 한국거래소에 대해 예정에 없던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8일부터 11일간의 일정으로 한국거래소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2년간의 정기검사에서 지적된 사항이 제대로 시정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서면 위주로 검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과거 정기검사에서 직원 복지 등과 관련해 한국거래소의 지출이 과다하다고 지적했으나 거래소 측은 노조와의 협의를 이유로 지적 사항의 실행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국거래소는 이 같은 과다 지출과 관련해 이미 감사원 감사는 물론 검찰 조사까지 받았다. 또 금감원은 하반기에 거래소에 대한 정기검사를 실시할 예정이어서 굳이 지금 시점에 검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번 검사가 이정환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자진 사퇴를 유도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이사장은 한국거래소에 대한 공공기관 지정과 관련해 정부와 갈등을 빚어왔기 때문이다. 그는 정부가 거래소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한 것에 반발해 지난 3월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공공기관 지정을 해제해 주면 사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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