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까지 전국에 ‘그린 공항’ 시대 열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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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지방공항을 2014년까지 친환경 에어포트로…’.

김포공항을 비롯해 제주·김해 등 전국 14개 지방공항을 관리하고 있는 한국공항공사의 녹색 비전이다. 한국공항공사는 이를 위해 5년간 2300억원을 투자해 친환경 기술개발과 이산화탄소 저감시설 등을 도입한다. 지난달엔 제주국제공항에 태양광을 이용한 발전시스템을 설치했다. 이번 달에는 지열을 이용한 냉난방 시스템을 도입했다.

전국 지방공항은 한 해 63빌딩과 롯데월드가 사용하는 전력량의 5.7배를 쓴다. 2014년까지 전국 공항을 제주공항처럼 바꾸면 전력 사용량을 약 30% 줄일 수 있다. 1만5000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약 2만t 정도가 줄어든다. 성시철(60·사진) 사장은 “저이산화탄소 녹색성장은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일시적인 방책이 아니라 21세기를 살아가는 성장 패러다임”이라며 “항공사는 물론 지방자치단체와 협조해 항공산업의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공사는 또 세계 최초로 활주로 항공등화에 LED를 도입하기 위해 LED를 개발 중이다. 2011년까지 개발을 완료해 한 해 3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와 200억원의 해외 수출을 꾀하겠다는 목표다.

한국공항공사의 몸집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적자를 내는 지방공항의 체질 개선을 위해 지난해 말부터 조직과 인력을 대폭 감축해 왔다. 올 초 2001명이었던 인원은 지난달 말 정원의 15%인 305명이나 줄었다. 또 지방공항의 지사장을 비롯한 16개 단위 부서장들에 대해 경영계약제를 도입해 자율과 책임경영 체제를 구축해 가고 있다. 김희선 전략기획본부장은 “경영계약제는 조직별·개인별로 성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보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공사 직원들은 임금과 수당 등을 반납해 공항소음 피해지역의 실직 가장 등을 위한 300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었고 100명의 청년인턴을 채용했다.

30여 년에 걸친 공항 운영 노하우를 기반으로 공항의 안전시설과 장비에 대한 연구개발도 추진 중이다. 항공기가 악천후 속에서도 목적한 방향으로 운항할 수 있도록 방위각 정보를 제공하는 도플러초단파방향표지시설(DOVR)을 자체 개발했다. 또 항공기의 정밀착륙을 유도하는 계기착륙시설(ILS)을 독자개발해 200억원대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뒀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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