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CIA는 잠잤나" 인도 핵실험 사전에 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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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세계 최고의 정보수집능력을 자랑하는 미 중앙정보국 (CIA) 이 인도의 핵실험을 사전에 감지하지 못해 궁지에 몰리고 있다. 미국은 인도 정부의 핵실험 실시 발표가 나오자 인도 주재 미국대사를 소환하고 경제제재 조치를 강구하는 등 뒤늦게 법석을 떨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선 "미국의 정보망에 큰 구멍이 뚫렸다" 는 거센 비판에 직면해 있다. 실제로 미 첩보위성은 핵실험이 이뤄진 인도 라자스탄주 포크란 핵실험지에서 며칠전부터 의심스런 활동 징후를 탐지했으나 정보요원들이 이를 제대로 분석해내지 못했다고 13일자 워싱턴 포스트지는 보도했다.

심지어 실험실시 6시간전인 10일 밤 12시쯤 (워싱턴 시간) 명백한 실험준비 증거가 위성에 포착됐으나 분석책임자들은 집에서 태평하게 잠을 자다가 아침에 출근해서야 이 사실을 알고 경악했다는 것이다.백악관은 핵실험 보도 직후 CIA에 자세한 경위를 보고할 것을 지시했으나 CIA는 아무런 보고도 못하는 망신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미 의회는 당장 CIA의 '정보부재' 를 단단히 추궁할 기세다. 미 상원 정보위원회의 리처드 셸비 (공화) 위원장은 12일 "연간 2백70억달러 (약 37조8천억원) 의 막대한 예산을 사용하는 CIA가 이번 인도의 핵실험에 대해서는 완전히 손을 놓고 잠들어 있었다" 고 비난했다. 셸비 위원장은 이르면 14일중 청문회를 열어 CIA의 직무유기를 추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상 기자

〈leeh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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