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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힘들면 아름다운 옛 추억 떠올려보세요

중앙일보

입력

그것은 마르셀 프루스트에겐 버터를 듬뿍 넣은 마들렌(조개 모양의 케익)이었다. 어떤 사람에겐 끈적거리는 초코파이의 맛일 수도 있다. 매우 사소한 것을 보면서 행복했던 과거의 추억을 떠올릴 때가 있다. 과거에 대한 추억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정신 건강에 좋다. 추억은 달콤함과 함께 씁쓸한 느낌이 겹쳐 있게 마련이다. 과거에 연연해 하지말고 오늘을 열심히 살라는 얘기를 귀가 따갑도록 듣고 있지만, 가끔씩은 추억 속에 잠기는 것이 우리에게 힘과 용기를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시카고 로욜라대 심리학과 프레드 브라이언트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의 최신 연구 결과 하루에 20분씩만 아름다운 추억에 잠기면 1주일 전보다 훨씬 기분이 좋아지고, 현재의 삶에 대해 생각할 때보다 더 행복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이언트 교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롭고 의기소침해질 때 저절로 추억에 잠기게 된다”며 “우울함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으로 즐거운 추억을 동원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대도시에 난생 처음으로 도착한 사람은 고향에서 친구들과 보내던 즐거웠던 시절을 떠올린다. 복잡한 화학 공식을 외우느라 애를 먹고 있는 의예과 학생은 우수한 성적을 자랑했던 고교 시절을 떠올리면서 기운을 낸다. 브라이언트 교수는 “추억은 의욕을 불러일으키며 일상생활의 종잡을 수 없는 잡념에 휩싸이는 것에 비해 삶의 의미와 목적을 생각하게 해주는 마음의 고향”이라고 말한다.

한편 영국 사우스햄튼대 연구팀의 최신 연구 결과도 위의 결과를 뒷받침한다. 이에 따르면 추억과 향수는 우리가 살아오는 과정에서 중요한 사람들을 떠올리면서 소속감과 격려와 위안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연구에 따르면, 추억을 잘 떠올리는 사람은 자부심이 강하기 때문에 쉽게 우울해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현재 당면한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며 스트레스를 겪고 나서는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가족들을 만나는 빈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별히 추억 떠올리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아름다웠던 옛 시절을 회상하면 도움이 된다. 옛 추억을 글로 적어보는 것보다는 머리 속으로 떠올리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 리버사이드 캠퍼스의 심리학과 소냐 류보미르스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의 연구 결과다. 하지만 나쁜 추억의 경우는 정반대다. 교통 사고나 이별 등의 나쁜 기억을 머릿속으로 반추하면 다시 상처를 입게 되는데 반해 글로 적고 나면 상처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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