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방한 일본투자조사단 후지무라단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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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12일부터 5일간 일본의 투자환경조사단이 한국을 방문한다. 99명으로 구성된 사상 최대의 이번 투자조사단은 서울과 군산.천안.부산을 오가는 강행군을 한다.

단장인 후지무라 마사야 (藤村正哉.76.사진) 한.일경제협회장 (미쓰비시머티리얼 회장) 은 서울에서 태어나 16세 (서울중학) 까지 군인이던 부친과 서울에서 살았던 지한파 (知韓派) 기업인이다.

- 94, 96년에도 일본 투자조사단이 방문했지만 투자실적이 거의 없었다.

"거품경제 붕괴로 일본은 자기 발등의 불 끄기에 정신이 없었다. 해외진출도 주로 동남아였는데 여기에는 한국의 고비용 탓도 있었다. 일본 경영자들이 매우 신중하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

- 이번 조사단의 구성과 관심분야는.

"홋카이도 (北海道)에서 규슈 (九州) 까지 전국에서 모여들었다. 제조업 외에도 금융.유통.경제연구소 등 다양한 기업들이 망라돼 있다. 경제위기 이후의 상황변화를 면밀히 조사, 투자 메리트가 있는 분야를 개발하겠다. 한국은 지금 달러표시 임금하락.지가하락 등 장점이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 동남아나 중국에 비해 우위라고 보기는 힘들다. "

- 한국의 경제회복 가능성은 어떻게 보는가.

"4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에다 국민들은 역동성이 살아 있다. 6.25이후 폐허에서 기적을 이뤘고, 최근 금모으기 운동에도 깊은 감명을 받았다. 높은 실업률이 문제지만 충분히 회복할 것으로 본다. 일본은 고령화사회에 진입, 지금까지 생산해온 많은 분야를 해외에 이전해야 할 시점이다. 이 점에서 역동성과 젊음을 갖춘 한국은 일본의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다. "

- 한국경제의 문제점은.

"재벌들의 중복투자와 차입경영이 문제다. 자동차.석유화학.조선 등에 모든 재벌이 다 끼어들고 있다. 구조개혁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정부의 규제도 대폭 완화해야 한다. "

- 외국 투자가들이 한국의 노사관계를 우려하고 있는데.

"직접투자와 흡수.합병때 가장 중요한 것이 노사관계다. 1기에 이어 2기 노사정협의회의 결과를 기대한다. 노조와 기업은 상호이익을 취해야지, 서로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란 점을 패전 이후 일본의 노사관계에서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

도쿄 = 이철호 특파원

〈leechul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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