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대구·안동 움직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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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평소 의정 경험을 통해 지역의 문제점을 모두 파악했습니다. 저를 일꾼으로 뽑아 주십시오. " 각 동네마다 기초.광역의원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내고 시장.구청장.군수에 도전하고 있다.

정치 경험을 살려 지자체를 경영해 보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모두 지방의원 선거경험이 있어 조직이 있고 무시할 수 없는 지지기반도 있어 현직 자치단체장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중구 = 강현중 (姜玹中) 구청장이 업체의 부도로 사퇴해 무주공산이 된 중구에 시의원 출신인 김주환 (金周煥) 씨와 금병태 (琴秉泰) 씨가 맞붙었다.

이들은 최근 한나라당 공천을 놓고 격돌했으나 金씨가 승리하자 琴씨가 무소속 출마를 결심하고 있다.

시의원 당선 이후부터 중구청장 출마의사를 굳혔던 金씨는 "중구 남산동에서 5 대째 살고 있다" 며 토박이론을 내세우고 있다.

琴씨는 이에 대해 검사.변호사.시의원.시민단체 활동 등의 다양한 경력을 동원, 인물론으로 맞서고 있다.

이들과 함께 95년 선거에서 1만7천2백68표를 얻은 姜구청장에 76표차로 진 원유영 (元裕英) 씨와 1만표 이상을 얻은 이수만 (李守萬) 씨 등도 출마가 예상돼 승패를 점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남구 = 구의원 3명이 이재용 (李在庸) 구청장에 도전장을 냈다. 이신학 (李新學).김재철 (金在喆).백종교 (白種敎) 씨가 그들이다.

대명4동 새마을금고 이사장으로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白씨는 그동안 사업과 의정활동을 통해 닦은 기반을 표로 연결해 나간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李씨는 구의원.미군비행장이전 시민운동본부 대변인.자율방범남구연합회 회장을 지낸 덕에 지역 내 기반이 넓어 '마당발' 로 불린다.

金씨 역시 1, 2대 모두 구의원에 당선될 정도로 탄탄한 기반을 갖고 있다. 그러나 남구도 불법.퇴폐술집 거리인 양지로를 정비하고 미군부대 이전문제에 관심을 쏟아온 李구청장이 있어 혼전이 예상된다.

◇안동 = 무소속 정동호 (鄭東鎬) 시장의 아성에 도의원 출신인 안원효 (安原孝) 씨가 출사표를 던진 선거구다. 한나라당과 자민련은 그동안 鄭시장을 영입하려 애썼지만 시민과의 약속대로 무소속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安씨와 김윤한 (金允漢) 씨가 공천 다툼을 벌이고 있다.

◇영덕 = 김우연 (金又淵) 군수와 도의회 의장 출신인 김수광 (金秀光) 의원이 맞붙은 곳이다. "3년은 짧다" 며 재선을 호소하는 金군수에 "행정마인드가 아닌 경영마인드로 군정을 이끌겠다" 는 金씨가 벌써부터 밤낮을 가리지 않고 현장을 누비고 있다.

◇칠곡 = 관록과 패기의 대결이 펼쳐지는 지역. 최재영 (崔在永) 시장과 도의원 출신인 송필각 (宋必珏) 씨 모두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해 놓았다.

崔씨는 경북도 간부와 경산시장을 두루 거친 관록파. 宋씨는 도의원 경력을 내세우며 공천에 떨어지더라도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젊은층을 공략하고 있다.

대구·안동 = 송의호·홍권삼 기자

〈ye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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