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미미레더 감독의 '딥 임팩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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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혜성이 지구와의 충돌궤도에 들어서면서 60억 인구의 생존이 위협당한다는 상황은 그것만으로도 '세계의 종말' 이라는 거대한 주제로 치달을 수 있는 여지를 갖고 있는 셈이다. 혜성과 지구의 충돌을 소재로 한 영화 '딥 임팩트' (Deep Impact) 는 스필버그가 제작 총지휘를 맡고, '피스 메이커' 의 여류감독 미미레더가 감독을 맡았다.

우주선과 우주인이 나오고, 혜성이 등장하고, 뉴욕 시를 물바다로 만들어버리는 '재앙' 의 순간이 연출되리란 것은 그리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는 대목. 그러나 '딥 임팩트' 는 그 이상의 욕심을 부렸다.

상황을 생존에의 희망이 치열한 인류 최후의 순간까지 밀어부치고, 나약한 인간들이 겪는 '이별' 의 순간을 집요한 상상력을 발휘해 카메라에 담아낸 것이다.

갖태어난 아이를 안은 여자의 모습에, 그리고 사랑에 눈뜬 젊은이들이 맞닥뜨린 이별의 순간에 초점을 맞춘 카메라는 '가족애' 라는 키워드를 통해 '우주' 보다는 '인간' 에 더욱 밀착된 관점을 유지한다.

영화는 여성앵커 재니 레너 (티아 레오니) , 혜성을 폭파해 궤도를 변경하는 지구의 임무를 맡은 우주비행사 키니 (로버트 듀발) , 대통령 톰백 (모건 프리만) 등 세 사람이 각각의 현장에서 겪는 일들이 서로 교차하며 '종말' 의 순간을 향해 치닫는다. 16일 개봉.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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