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회 칸영화제가 13일 개막된다. 작품 선정이 이뤄지던 지난 4월초부터 영화계에서는 "올해 칸영화제에 좋은 작품들이 많이 몰렸다" 는 얘기가 나돌았다. 영화제 집행위측이 최근 공개한 프로그램은 그것이 '헛소문' 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름이 쟁쟁한 세계적 감독들의 작품이 대거 출품됐기 때문이다.
칸영화제 프로그래머 쥘 제이콥이 "이번 출품작들이 작품의 양과 질에 있어서 '진정한 폭발' (real explosion) 이 있었다" 고 말했다. 그는 또 "영화제 50주년인 지난해에 소개했으면 좋았을 작품들이 많다" 면서 올해 작품들에 대해 대단한 만족해 했다는 소식이다. 한국 영화가 4편이 초청받아 더욱 '의미있는' 자리가 될 올 칸 영화제의 윤곽을 살펴본다.
◇개.폐막작, 그리고 심사위원 이번 영화제 개막작으로는 미국 마이크 니콜스 감독의 영화 '프라이머리 컬러즈' 가 상영되며 소니의 '고질라' 가 폐막식을 장식한다.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은 마틴 스코세지 감독이 맡고, 중국의 첸 카이거 및 영국의 마이클 윈터바톰 감독과 레나 올린, 위노나 라이더, 시고니 위버 등의 배우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경쟁부문 켄 로치, 앙겔로 풀로스, 테리 길리엄, 난니 모레티, 존 부어만, 후 샤오시엔 등 쟁쟁한 감독들의 최근작들이 나란히 소개된다. 섹스, 알코중독, 타락, 정치적 음모, 갱스터 등을 다룬 작품이 많은 것이 올 출품작들의 특징. 미국 롯지 커리건 감독의 '클레어 돌란' (Claire Dolan) 은 창녀이야기, 영국 켄 로치 감독의 '나의 이름은 조' (My name is Joe) 는 알콜 중독자 이야기를 담고 있다.
'브라질' '12몽키즈' 의 테리 길리엄 감독은 '라스베가스에서의 공포와 혐오' (Fear and Loathing in LasVegas) 를 선보인다. 그리스 감독 테오 앙겔로 풀로스 감독은 '하룻동안의 영원함' (An Eternity in one day) 을, 이탈리아의 난니 모레티 감독은 '4월' (April) 을 출품했다. 미국 영화중 공동제작이 3편이다.
'엑스칼리버' 의 존 부어만 감독은 '장군' (The General) 을 내놓았다. 중국.홍콩 영화가 단 한편도 끼이지 않은 대신 대만 영화 2편이 경쟁작에 오른 것도 특징. '비정성시' 로 국내에 알려진 후 샤오시엔 감독의 '상하이의 꽃' 과 '애정만세' 를 연출한 차이밍량 감독의 '구멍' (The Hole) 이 그것이다.
한편 '킹덤' 으로 유명한 라스 폰 트리에의 '바보들' (Idiots) 과 토마스 빈터버그의 '축하' (The Celebration) 등 덴마크 영화가 두 편이나 포함됐고 '바보같은 마음' (Foolish Heart) '장미를 파는 사람' (The Rose seller) 등 남미 영화 두 편이 경쟁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이들 작품 가운데 대상인 황금종려상은 대만의 후 샤오시엔감독과 이탈리아의 난니 모레티감독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비경쟁 부문 허진호 감독의 '8월의 크리스마스' 가 포함된 '주목할 만한 시선' 엔 모두 26편의 작품이 초청됐다. 배우출신인 미국 로버트 듀발의 '묵시록' (The Apostle) 과 영국 존 메이버리 감독의 '사랑은 악마' (Life is thethedevil) , 제레미 토마스 감독의 '모든 작은 동물들' (All the little animals) 등이 여기에 포함돼 있다. 이란 여류 감독으로 올해 18세인 샤미라 마크말바프의 '사과' (The Apple)가 포함돼 있는 것이 이채롭다.
◇올해의 스타들 이번 칸 영화제에는 샤론 스톤, 존 트라볼타, 브루스 윌리스, 하비 키이텔, 맷 딜런, 앤 멕도월, 존 굿맨, 카메론 디아즈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다수 참석할 예정이다. 영국 스타로는 이완 맥그리거, 엠마 톰슨 등이 참석하고 프랑스에서는 제라르 드 파르디유, 소피 마르소, 미셸 블랑 등이 영화제가 열리는 동안 칸을 방문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