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1월 중간선거 민주·공화당 신경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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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국 워싱턴 정가 (政街)가 민주.공화 양당간의 치열한 공방전으로 연일 바람잘 날 없다.

특히 향후 2000년 대선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양측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한때 빌 클린턴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마저 점쳐졌던 각종 성추문은 법원이 폴라 존스 성희롱 재판청구를 기각한 것을 계기로 한풀 꺾였다.

그러자 곧바로 클린턴 대통령 부부가 관련된 것으로 의혹을 받고 있는 불법 부동산대출사기사건 화이트워터 스캔들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특별검사 케네스 스타는 지난달 30일 웹스터 허벨 전 법무차관을 탈세혐의로 기소했다. 허벨은 클린턴이 아칸소 주지사 시절 부인 힐러리와 같은 법률사무소에서 근무했던 변호사 출신. 그는 화이트워터 사건에 개입해 횡령한 혐의로 이미 21개월간 복역한 인물이다.

이번에는 지난 94년 클린턴 대통령의 후원자들로부터 수십만달러를 받아 쓰고도 세금을 내지 않은 혐의로 기소돼 출소한지 얼마 안돼 다시 수감될지도 모를 형편이 됐다. 민주당측에선 "허벨의 혐의는 보통의 미국인들이라면 좀처럼 기소되지 않을 사안" 이라면서 "허벨이 스타 검사의 수사에 협조하지 않아 보복당한 것" 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공화당의 음모라는 주장이다.

한편 지난달말 워싱턴 포스트지는 공화당 깅그리치 하원의장의 개인정치조직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한 재단을 국세청이 조사중이라고 폭로했다.

이 조사는 대학이나 청년단체를 후원하는 이 재단을 통해 자신의 정치이념을 확산시켜온 깅그리치에 대한 형사소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공화당측은 민주당 정부의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것으로 비난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공화당측의 '공세' 에 대한 민주당측의 '반격' 인 셈이다.

중간선거가 다가오면서 미 정계가 상대방 흠집내기에 골몰하는 이전투구에 빠져들고 있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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