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 교육] 눈길끄는 지원자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어려서부터 접할 기회가 없으니 한국 가락을 알 수가 있나요. " 러시아.독일.이집트 등에서 공연해온 양진례씨 (30) 는 전통문화의 우수성과 소중함을 가르치기 위해 우리무용 분야 전문강사로 지원했다.

전국 기능 경기대회에서 입상하고, 심사위원까지 역임한 목공예 1급 기능사 김재봉씨 (34) 는 직업훈련교사 면허도 갖고 있고, 직업훈련교재를 집필한 경험도 있다.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목공예를 가르치고 싶다는 의욕을 갖고 전문강사로 지원했다.

이처럼 중앙일보 방과후 교육활동 강사지원자들의 배경은 가지각색이다.

이은경씨 (27) 는 수질환경 기사.대기환경기사.폐기물처리기사 1급을 소지하고 집진 및 탈취시설과 관련된 회사에서 현장업무를 담당해왔다.

그는 이런 실무경험을 살려 어린이들에게 환경교육을 시키고 싶다고 했다.

연극 각본, 영상 시나리오 등을 전공한 경험을 살려 학생들의 창의성을 살리는 독서지도를 하겠다는 차지윤씨 (27.여) 도 눈길을 끈다.

양승호씨 (30) 는 철학을 전공한 뒤 영화 시나리오와 만화 시나리오를 공부하는 지원자도. 대학 졸업 후 다시 예술전문대에 입학, 연극활동.상황극.역할놀이 프로그램을 공부고 있는 그는 "청소년들에게 적극적인 표현 방법과 정제된 언어구사능력, 역할분담의식과 협동심 등 사회생활에 필요한 학습을 돕겠다" 며 기대에 부풀어 있다.

"암기 위주의 교육이 안타까워 역사와 글쓰기를 묶어 재미있고, 알기쉽게 가르쳐보고 싶다" 며 자녀 교육의 경험을 살리려는 가정주부도 있다.

교과목 이외 분야는 정말 다양하다.

이중임씨 (29.여) 는 체육을 전공한 체육도면서도 미용과 화장술도 익힌 신청자. 이씨는 "올바른 외모 관리뿐 아니라 미용분야에 취업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 고 말했다.

외국어 분야는 해외 경험을 가진 신청자가 무척 많다.

김은희씨 (26.여) 는 독일에서 국가 어학 자격시험에 합격하고 수학한 경험을 살려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대화법 등에 대한 이해를 돕고 싶다며 등록했다.

한기숙씨 (36) 는 중국에서 1년 반이나 생활하며 어학연수를 마친 경우. 수학 분야를 지원해 한문과 다도, 생활예절까지 곁들여 교육하겠다며 학과목 교육과는 다른 새로운 방과 후 교육 방식을 구상하는 신청자도 있다.

강양원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