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녹색성장 기술 개발 허브로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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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제주도가 ‘녹색 뉴딜’을 견인할 기술 개발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제주도를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지능형 전력망)’ 구축을 위한 실증단지로 확정했다.

스마트 그리드는 한국전력공사 등이 2013년까지 1260억원을 들여 기존 전력망에 정보기술(IT)을 접목, 전력 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정보를 교환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차세대 전력망을 말한다. 실증단지는 스마트 그리드 기술을 실제 전력망에 적용하기에 앞서 안정성·내구성·호환성 등을 시험하는 장소다. 7월까지 주택과 상업시설 등이 혼합된 3000가구 규모로 지정될 예정이다.

이곳에는 소비자 전력관리장치와 전기차 충전 인프라, 분산형 전원, 전력망 자기치유 기능, 신재생에너지 제어기능, 직류전원 공급 장치 등을 설치한다. 12월 상세 설계가 나오고, 내년부터 기술실증 작업에 나서 2011년 단지를 시범도시로 전환한다.

녹색성장 시대를 주도할 종합연구기지 건립도 추진 중이다.

제주도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김녕리 70만㎡에 최첨단 연구기지 건립을 준비 중이다. 이르면 내년 말 착공하며, 1000억원을 투자한다. KAIST가 중점적으로 연구할 프로젝트는 ‘온라인 전기자동차’ 핵심기술과 차세대 항만관리 시스템으로 불리는 ‘그린 모바일 하버(Green Mobile Harbor)’ 기술 등이다.

온라인 전기자동차는 도로에 매설된 인버터(전력전환장치)를 통해 전력을 공급받아 주행할 수 있는 차량이다. 별도의 충전이 필요 없어 배터리로 가는 전기차보다 비용이 3분의 1 가량 절감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움직이는 항구인 ‘그린 모바일 하버’는 항구에서 바다로 이동이 가능한 부유체가 컨테이너를 실은 선박으로 접근해 컨테이너를 하역한 뒤 이를 항구로 가져오는 차세대 수송시스템이다.

제주도는 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협약, 제주시 구좌읍 일원에 연구기지를 조성한다. 에너지기술연구원은 10만2000여㎡에 올해부터 2015년까지 169억원을 들여 1단계 연구시설을 만든 뒤 2011년부터 2단계로 연구지원센터·연수원 등을 갖춘다. 풍력·태양열 등 연구의 핵심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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