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KBS새 아침드라마, '너와 나의 노래' 촬영현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2면

강화도 내가저수지는 70년대에 이름을 날린 낚시터다. 교통이 그리 편치 않던 시절 서울의 낚시꾼들은 어렵사리 이곳을 찾아 시원스런 입질을 즐기곤 했다. 섬 전체가 관광지로 바뀌면서 조금씩 잊혀진 이곳이 이제 KBS - 1TV 아침 드라마 '너와 나의 노래' (5월4일 시작) 의 무대가 된다.

22일 오후2시 나룻배 한 척이 한가롭게 묶여 있는 물가에서 이창훈 (민호 역) 이 음정희 (미경 역) 를 자전거에 태우고 달리는 장면 촬영에 들어갔다.

울퉁불퉁한 길을 달리던 자전거가 고랑에 쿵 빠졌다. 자연스럽게 웃고 있던 음정희 입에서 터져나온 "으악" .NG. 겨우 이 장면을 끝내고 인근의 99간 한옥으로 옮겼다. 그런데 염정아(재숙 역)의 머리가 커다란 키 때문에 담장 위로 어색하게 불쑥. 비가 떨어지는 가운데 NG가 거듭됐지만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현재 방영 중인 아침 드라마 '모정의 강' 은 요즘 줄줄이 무너지고 있는 KBS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최후의 보루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 후속 프로가 흔들린다면 KBS의 타격은 적지 않을 전망. 그래서 캐스팅부터 묵직하게 갔다.

젊은 연기자들은 시간 많이 들고 빛이 별로 안 나는 아침 드라마를 선호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정상급 스타를 낚았고 남성훈.선우은숙 등 중년 연기자들도 탄탄하다.

장소 물색도 어려웠다. 아름다운 정경이 앵글에 들어오면서 시대 배경인 70년대 시골 냄새를 풍기는 마을이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던 것. 정성효 PD가 몇 개월의 방황 끝에 여기를 찾아냈다.

"면사무소.학교.저수지.주변마을이 전부 그 시대 분위기에요. 거기에 근사한 한옥집까지 있어 금상첨화죠. " 드라마는 성장배경이 다른 두 여인이 부모의 재혼 때문에 인위적인 자매관계로 맺어지며 겪게 되는 갈등을 섬세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여기에 의대생 오빠가 둘 사이를 더 아프게 하는 내용이다.

강화 = 강주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