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처럼 고객 사로잡자" 미국 최고경영층 연기수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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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동작을 항상 크게 하고 청중을 늘 생각하라. " 미 CBS방송의 전직 PD인 제리 웨이스맨 (63) 의 목소리는 잦아들 줄 모른다. 이틀째 계속되는 고된 연습으로 연기 교습생들은 다소 지친 듯하지만 눈빛만은 여전히 빛난다.

그러나 이들은 '미래의 스타' 를 꿈꾸는 예비 배우들이 아니다. 뜻밖에도 내로라하는 미 기업들의 최고경영자 (CEO) 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22일 지난 89년 미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서 문을 연 웨이스맨의 1인 회사 '파워 프리젠테이션스' 의 교육과정을 받아들인 기업이 최근 2백50곳을 넘었다고 밝혔다. 나흘간 기본교육을 받는 수업료는 2만달러 (약 2천8백만원) .수강신청이 쇄도하는 이유는 비싼 만큼 제 값을 하기 때문이다.

야후의 티모시 쿠글 사장은 "교육 덕택에 사람을 대할 때 여유를 갖게 되고 청중들과 눈으로 대화하는 법을 배웠다" 고 말했다. '음' '에' 등 군더더기 말로 고심했던 게임 소프트웨어 업체 '3DO' 의 트립 호킨스 회장은 이 버릇을 완전히 없앴다고 한다.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빌 게이츠 회장도 지난 90년 이곳을 거쳤다. 웨이스맨은 연기 지도때 그림 이용법, 복잡한 통계 줄이는 법, 청중의 시선을 잡는 법 등의 노하우를 가르쳐 준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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