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J "당권은 내게 있다" 일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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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아직도 (서리) 딱지가 덜 떨어진 처지에서 조심스럽게 지내고 있다." 자민련 의원총회 (15일)에 처음 참석한 김종필 (金鍾泌) 국무총리서리는 이렇게 서두를 꺼냈다.

이날 金총리서리의 의총 참석은 아주 이례적이었다.그는 총리서리 취임후 40여일동안 당 공식일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었다.

이날 참석은 수도권 시.도지사 후보 선정과정에서 불거진 당내 갈등을 추스르고 화합으로 승화시킨다는 취지에서 구천서 (具天書) 원내총무의 초청에 응한다는 게 공식명분. 하지만 총리임명동의안 등 현안 처리에서의 부진을 질책하는 측면도 없지 않았다.JP는 "앞으로 여러 기복이 예상된다" 며 "내 문제도 그렇고, 지방선거도 곧 있을 것" 이라고 했다.

지난 재.보선 패배에는 그에 앞선 총리임명동의안 처리 실패도 한 이유가 됐다고 지적했다.

JP는 말미에 "국회의 정당한 의사가 정해지면 경건하게 수긍하겠다는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는 말로 임명동의안 문제를 서둘러 매듭지어줄 것을 부탁했다.

이에 박태준 (朴泰俊) 자민련 총재는 "총리 인준 문제는 다 같이 책임져야 할 문제며 꼭 해결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그러면서 朴총재는 최근 불협화음과 관련, JP와 JP계 인사들에 대해 분명한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일을 하는 과정에서 의견을 낼 수도 있지만 결론이 나면 따르고 복종해야 한다" 고 못박았다.이어 "나 자신 미흡한 부분에 대해선 자책하나 여러분의 협조여하에 따라 능력은 크고 작게 발휘될 것" 이라는 미묘한 말을 던졌다.

경기지사 처리 건에 대한 당내 불만세력을 두고 하는 말이지만, 김대중대통령과 자신간 협의 마지막에 제동을 건 JP를 겨냥했다는 느낌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朴총재는 특히 "구조개혁 등 정리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

金대통령의 각 부처 지시는 상당히 치밀해 그대로만 해도 국민 궁금증이 해소될텐데 장관들이 빨리빨리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 며 참석한 6명의 자민련 출신 장관들을 강한 톤으로 질책했다.내각의 지휘자인 JP가 듣기엔 상당히 거북한 내용을 거침없이 쏟아낸 셈이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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