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문희준, 알고 보면 평범한 생활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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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가수 문희준(26)은 인기 그룹 H.O.T.의 리더로 재치 있는 말솜씨와 돋보이는 유머 감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2001년 솔로로 변신하면서 록 뮤지커를 표방해 분위기가 바뀌었다. 그의 음악에 열광하는 팬도 적잖았지만, '로커 문희준'에 대한 반발은 '문희준 어록(망언록)'과 그를 비하하는 합성 사진.동영상이 되어 인터넷을 떠돌았다. 열렬한 환호를 받는 무대에도, 툭하면 조롱거리가 되는 사이버 세계에도 생활인 문희준의 모습은 없다.

팬에게도 안티 팬에게도 멀기만 한 존재인 문희준의 일상이 공개된다. 음악 전문 채널 m.net에서 19일부터 방영하는(월 오후 6시~6시30분) '문희준 99.8'을 통해서다. 경기도 파주의 문희준 자택을 중심으로 6㎜ 카메라가 그의 생활을 포착한다. 1주일에 2~3일, 한번에 8~14시간 촬영이 진행되며, 16부작 이상으로 계획 중이다. 현재 2회 분량 촬영을 마쳤다.

제작진은 문희준의 99.8%를 있는 그대로 그리겠다고 한다. 이응구 담당 PD는 이 프로그램을 촬영하면서 문희준이 어머니에게 "이번 달 전기세가 왜 이렇게 많이 나왔느냐"고 잔소리 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아…스타 문희준도 생활비를 내고 살림 걱정을 하는 현실 속의 인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평범한 회사원인 여동생이 카메라 앞에 '문희준의 동생'으로 모습을 드러내기도 쉽지 않았다고 한다. 얼굴을 흐릿하게 잡아 달라는 오빠의 부탁에 제작진도 동의했다.

미국 배우 제시카 심슨은 자신의 신혼 생활을 진솔하게 카메라 앞에 공개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 프로그램에서 문희준도 방청소가 하기 싫다며 떼를 쓰는 평범하고 친근한 인물로 그려진다. 그러나 '문희준…'의 경우 안티 팬들이 방영 전부터 게시판에 반대 의견을 개진 중이다. '알게 되면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라고 옛 문인은 말했다. '인간 문희준'이 안티 팬들의 공감을 얼마나 얻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구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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