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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우·이용이 배우부부 극단 '현빈' 창단…이문열 소설'선택' 첫 작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이문열 원작 소설 '선택' 이 연극으로 만들어진다.

지난해 나온 '선택' 은 여성에 대한 남성의 가부장적 가치를 지나치게 옹호했다는 이유로 페미니즘 논쟁을 가열시킨 문제작. 서울예전 동창 배우 김일우 (45).이용이 (41) 부부가 극단 현빈 (玄牝) 을 창단하고 무대에 올리는 첫 작품이다.

부인 이씨가 작품의 각색을 맡았다.두 사람은 각각 주인공 만신 (이용이) 과 저승사자 (김일우) 로 출연까지 한다.

"처음 소설을 읽을 때만해도 원작자의 여성관이 부담이 됐어요. 그러나 숙독을 거듭할 수록 여성의 문제가 아닌 인간 보편의 문제란 생각이 들더군요. " 이씨가 '선택' 을 선택하게 된 동기는 작품의 주인공 장씨 부인처럼 이 땅의 어머니로서의 숙명때문인지도 모른다.

"결국 자식을 잘 키워보자는 얘기 아닐까요. "극단명 현빈은 이씨가 이런 여성의 가치를 자신의 모든 연극속에 반영해 보고자 지은 것이다.도가에서 만물을 형성하는 도를 일러 현빈이라 했는데, 글자대로 풀이하면 '신령스런 암컷' 곧 '위대한 어머니' 란 뜻이다.

연극 '선택' 은 특이한 형식이다.서울.경기굿 12거리 (진오귀 새남굿) 를 다섯마당으로 집약해 장씨 부인을 극락세계로 천도하는 과정을 굿으로 재현한 것. 이씨는 "이문열씨에게 이런 뜻을 전했더니 그동안 판소리로 해보겠다는 사람은 있었지만 굿얘기는 처음이라며 흔쾌히 허락했다" 고 전했다.

아내의 이런 뜻을 받아들여 주로 영화배우로 활동하는 남편 김씨도 적극 '외조' 에 나섰다.영화감독 박철수.신승수, 영화기획가 박건섭, 탤런트 양택조 등을 극단 후원멤버로 끌어 들였다.

"김씨는 앞으로 현빈은 근로현장이나 양로원.고아원.사찰.마을회관 등을 찾아나서는 '움직이는 극단' 이 되는 것이 목표" 라고 했다.연극 '선택' 은 박은희 연출로 6월중 극단 학전블루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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