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쟁이들 채무자에 생명보험 들게하고 자살 강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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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서울 마포경찰서는 3일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 60대 채무자에게 생명보험에 강제로 들게한 뒤 교통사고로 위장해 자살하도록 강요한 혐의 (위력자살 결의 미수) 로 조보희 (趙保熙. 43. 학원강사. 대전시 유성구 전민동) 씨 등 일당 4명을 구속했다.

趙씨 등은 사업상 알게 된 張모 (63. 폐기물재활용업.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 씨가 불황으로 자금난에 시달려 지난해 3월 빌려간 4천9백여만원을 갚지 못하자 지난해 12월 張씨에게 생명보험 4개 (보험금 총5억2천5백만원) 를 들게 한 뒤 지금까지 4개월 동안 자살을 강요한 혐의다.

이들은 張씨의 매달 보험료를 대납해주는 한편 張씨가 사망했을 경우 자신들에게 보험금이 지급되도록 계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수사 결과 張씨는 이들이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전셋방을 빌려 함께 머무르며 폭행과 자살 강요를 계속하자 견디다 못해 지난달 25일 오전9시쯤 중부고속도로에서 이들이 빌려준 렌터카를 시속 1백70㎞로 몰고 화물트럭과 충돌하려다 미수에 그치는 등 수차례에 걸쳐 실제로 자살을 기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張씨는 지난달 29일 한계령에서 차를 몰며 다시 자살을 기도하다가 뒤따르던 趙씨 등을 따돌리고 경찰에 신고했다.

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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