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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를 없앴다” 유기농 우유 만들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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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전북 고창의 유기농 목장에서 짠 우유가 매일유업 공장 라인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곳에서 나오는 유기농 우유는 ‘상하목장’ 브랜드를 달고 판매된다.


고창군 일대의 축산농가 80여 곳 가운데 14곳이 이런 유기농 목장이다. 유기 사료와 풀을 먹고 자란 소가 만든 우유는 인근에 있는 매일유업 상하공장으로 보내져 ‘상하목장’이란 유기농 브랜드 제품으로 태어난다.

이곳 유기농 목장주들은 3년 전까지만 해도 일반 젖소를 키웠다. 미래지향적인 고부가가치 사업을 해보자는 매일유업과 고창군의 뜻에 공감해 유기농으로 전환했다. 정종헌 매일유업 사장은 “고창은 비옥한 황토와 깨끗한 물, 해풍과 해양성 기후 덕에 유기농을 위한 최적의 자연환경을 갖춰 이곳을 낙점했다”고 말했다. 고창군은 일반 농가가 유기농으로 전환하면서 입은 손실분을 지원하고, 낡은 낙농시설을 증·개축했다. 유기농 소는 일반 소보다 우유량이 적은데, 매일유업은 농가로부터 우유를 사들일 때 우유량을 일반 소와 같이 쳐줬다. 임채문 매일유업 유기농사업부 부사장은 “그러다 보니 아직 이익을 못 내고 있지만, 올해 매출액 200억원, 내년 500억원을 달성하면 흑자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매일유업은 ‘상하목장’ 유기농 우유를 출시한 지 1년 만에 시장 점유율 50%로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이는 경쟁사보다 싼 가격에 많은 양을 공급받을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상하목장 우유는 소규모로 유기농 우유를 생산하는 경쟁 제품보다 L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적게는 18%, 많게는 64%가 싸다.

초기에 하루 4t이던 우유 생산량은 이제 18t으로 늘었지만 찾는 사람이 많아 공급이 달린다. 유기농 농가를 추가로 발굴하는 게 과제다. 정종헌 사장은 “‘유기농 우유의 대중화’를 슬로건으로 내건 ‘유기농 혁명’이 작은 결실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고창=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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