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응③] 노무현과 천수이볜(陳水扁)의 차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한 중화권 언론들의 관심이 남다르다. 연일 노대통령 서거 관련기사를 보도하고 있다. 25일 대만 연합보는 ‘노무현과 천수이볜(陳水扁)의 차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노무현의 투신이 ‘죽음으로 뜻을 밝히는 것’일 수 도 있지만 ‘처벌이 두려워 자살한 것’일 수 도 있다. ‘난형(難兄)’ 노무현은 수감돼 있는 ‘난제(難弟)’ 천수이볜 보다 한 발자국 더 나아갔다. 그 동안 많은 사람들은 이 두 사람의 같은 점만을 이야기했다. 사실 이 두 사람의 차이점 역시 적지 않았다.

노무현과 천부이볜 모두 부인과 자녀를 통제하지 못했다. 노무현은 부인이 약 76억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절벽에서 뛰어 내렸다. 대만 천수이볜은 최초 들어난 뇌물 액수만 269억 원에 달한다. 부인 우슈전(吳淑珍)이 갖고 있던 보석만 76억 원이 넘는다. 뇌물액수를 비교하면 노무현의 행동은 실로 납득하기 어렵다.

국민당과 학자들 모두 노무현을 내세워 천수이볜에게 죽음을 강요해선 안된다고 말한다.

천수이볜은 지금까지 단식을 하고 있다. 이 사건은 결국 적당히 해결될 것이다. 누가 천수이볜을 죽음으로 몰아붙일 수 있을 것인가? 만일 그토록 쉽게 그를 파멸 시킬 수 있다면 그건 너무 그를 얕잡아 본 것이다. 노무현은 도덕성과 염치가 천수이볜에 비해 높다. 하지만 자살이란 그의 선택은 너무나도 약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민진당 위원 관비링(管碧玲)은 “법 앞에서 노 전대통령이 보인 용기는 과연 천수이볜만 못한 것인가”란 의문을 던진다. 온갖 방법을 동원해 법적 절차를 지연시키며 발버둥치는 천수이벤의 행동이 과연 용기 있는 대응으로 볼 수 있을까.

천수이볜 측은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은 공평하고 공개적인 조사를 받았다며 천수이볜도 결백한 변호를 받게 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만 법원은 천수이볜의 변호권도 박탈하고 있다.

한국 검찰은 단지 노 전 대통령의 심문을 진행했을 뿐이다. 대만 법원이 천수이볜의 변호권을 박탈하지 않았고 그 스스로 거부했던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은 잘못을 시인하고 정치적 박해를 받았다고 표현한 것이지 사법체계의 불공정성에 대한 비판은 없었다. 천수이볜은 법에 어긋나는 일을 했음에도 끝까지 당당하게 “내가 세상사람들을 등진다 할 지라도 뻔뻔하기만 하다면 세상에 어려운 일이 없을 것이다”라고 주장한다. 천수이벤의 언변과 투지만큼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따라올 수 없는 부분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