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장들, 성과위주 공약사업 무리하게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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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자치단체장들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설익은' 공약사업들을 무리하게 추진, 자신들의 업적인양 내세우고 있다. 대구 동구청은 최근 구청 회의실에서 축산농민 등 2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녹사료 개발성공 발표회와 전시회를 열었다.

녹사료는 잡초.왕겨.볏집.나무 등을 분쇄해 가축사료로 만든 것으로 동구청장의 공약사업. 그러나 이날 소개한 녹사료는 시중배합사료와 섞고 이를 사용할 경우 가축의 성장이 느린 문제점이 있다. 대구시도 최근 칠성동에 오페라하우스 기공식을 가졌다.

5백억원이 들어가는 오페라하우스는 아직까지 교통영향평가와 설계가 완료되지 않아 실제 공사는 하반기에나 가능 한 것이다. 일부에서는 문희갑 대구시장이 지난 지자체선거 때 내걸었던 공약인 '문화시설확보' 를 상기시키고 있다.

북구청도 산격동 옛 대불지 자리에 청소년수련관을 짓기로 했으나 토지 소유자가 보상금 수령을 거절하자 지난달 말 대구지방토지수용위원회에 토지수용 재결을 신청했다. 그러나 위원회가 "좀 더 협의하라" 며 기각하자 다시 수용재결을 신청키로 하는 등 구청장의 공약이행을 위해 다급하게 서두르고 있다는 인상이다.

대구경실련의 조광현 (曺황鉉) 정책실장은 "주민들을 위해 시급한 공약은 단체장이 관심을 갖고 챙겨야겠지만 성과를 내 세우기 위 한 것이라면 문제" 라고 말했다.

대구 =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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