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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서울광장에서 노제 수원 연화장서 화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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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29일 오전 11시 경복궁 앞뜰에서 열린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26일 “유족 측의 의견을 존중해 경복궁 앞뜰에서 영결식을 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봉하마을의 발인시간도 오전 5시로 앞당겨졌다. 천호선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당초 오전 6시에 발인하기로 했으나 오전 11시까지 경복궁에 도착하는 데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고 1시간 앞당겼다”고 말했다. 운구차는 경복궁 동문을 통해 들어와 영결식장 현판 뒤쪽에 선다.

행정안전부는 5000여 명의 시민에게 영결식 초청장을 보냈으며 절반 정도가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초청장이 없는 사람은 참석할 수 없다. 대신 영결식 장면을 광화문 밖에서 볼 수 있도록 대형 LED TV 설치를 검토 중이다.

유족 측은 영결식 후 서울광장에서 노제를 지낼 수 있도록 정부에 요청했다. 서울시는 "유족의 요청이 있으면 서울광장을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유족 측은 운구 차량을 뒤따를 만장(輓章) 1000여 개도 제작해 줄 것을 부탁했다.

노제가 끝나면 운구 차량은 화장장인 수원 연화장으로 이동한다. 수원시 시설관리공단 장묘환경사업소는 29일 오후 일반 시민의 이용을 제한하고 전체 분향실(8실)을 제공할 방침이다. 연화장 관계자는 “경부고속도로 수원 나들목과 6∼7㎞ 떨어져 있어 접근하기 좋고 주차장(450대 분량)이 넓어 선택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화장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40분∼1시간50분이다. 경찰은 29~30일 갑호비상령을 발동하고 영결식에 200개 중대를 동원해 질서 유지에 나설 예정이다.

◆장지 물색=26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선 권양숙 여사와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 지관(地官)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사저 서쪽 야산을 둘러봤다. 전날에는 노 전 대통령의 부모 묘소 앞에서 노인 2명이 가방에서 패철(佩鐵·지남철)을 꺼내 놓고 주변을 오르내리며 방향을 살피는 장면이 목격됐다. 노 전 대통령의 장지로 사저에서 서쪽으로 50~60m 떨어진 건평씨 밭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귀향 초기 방문객들이 찾아와 “대통령님, 나와주세요”라고 외치면 사저 밖으로 나와 방문객들과 이야기를 주고받던 ‘만남의 광장’ 바로 뒤편이다. 유족 측은 이곳 660㎡ 가운데 100㎡에 작은 비석을 세우고 안장(평장)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이곳을 둘러본 김해지역의 유명 지관인 구모(80)옹은 “관광과 선산을 겸하는 휴식처 같은 곳이 될 것이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해=김상진·김진경·이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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