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쾌한 중국 “비핵화 약속 지키고 6자회담으로 복귀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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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는 25일 오후 “북한이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반대를 무시하고 재차 핵실험을 했다”며 “중국 정부는 이에 결사 반대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1차 핵실험에 이어 중국 정부가 북한의 핵실험 강행에 대해 분명하게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외교부는 이날 성명에서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지키고, 주변 정세를 한걸음 더 악화시킬 수 있는 행위를 중단하고, 6자회담으로 복귀하길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된 제9차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에 참석 중인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유명환 외교장관과의 회담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및 안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나라 장관은 북한의 2차 핵실험으로 북핵 상황이 복잡하고 심각해졌지만, 이럴 때일수록 한·중 양국 간 협력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특히 양 외교부장은 “앞으로의 사태를 예의주시해야 한다”면서 6자회담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 소식통은 “북한이 핵실험 직전 중국에 이를 통보했다”며 “2시간 전에 통보했던 2006년 1차 실험 때보다 훨씬 실험이 임박한 시점에 알려줘 중국 정부가 불쾌해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비난 성명을 발표함에 따라 조만간 미국이 주도할 유엔의 대북 제재 논의 과정에서 중국 정부가 어떤 입장을 보일지 주목된다.

하노이·홍콩·베이징=배명복 순회특파원·최형규·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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