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핵누출 24시간 철통감시…방사능 경보망 가동 착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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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체르노빌의 끔직한 핵누출사고를 처음 감지한 서방국가는 스웨덴. 구 소련과 가까운 동구국가들은 물론 스위스.오스트리아등 상대적으로 가까운 거리에 있던 나라들마저도 자기네 상공에 무서운 핵물질이 날라든다는 사실을 한참 뒤에야 알았다.

스웨덴이 이처럼 빨리 핵경보를 내릴수 있었던 것은 이른바 환경방사능 감시체제가 잘 짜여져 있기 때문. 이제는 우리나라도 끄떡 없다.

동북아는 물론 지구 어느 곳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이런 핵사고등을 조기에 감지할 수 있는 '환경방사능 감시망' 이 완성돼 작동되고 있는 것. 한국원자력안전기술연구원 (KINS) 은 올초부터 본격가동된 이 감시망이 3월 현재까지 순조롭게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영.호남, 중부지방등 17개 지점에 설치된 방사능 감시소에서 온라인을 통해 보내온 측정자료는 대덕연구단지에 위치한 KINS에서 컴퓨터로 처리돼 안전여부가 판명된다.

이 감시망 운영시스템은 기상관측소와 다를바없다.

기상관측소가 대기등의 변화를 기록, 일기 예.경보에 도움을 주듯 방사능 감시망은 전국 각지의 방사능치 변화를 한눈에 보여준다.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이나 전국적인 환경방사능 수치는 인터넷 (www.kins.re.kr) 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월 이래 감시망 운영결과는 '방사능 감시전선 이상 없음' .온라인 집계에 따르면 국내의 환경방사능치는 대략 시간당 6~30마이크로 뢴트겐.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이 정도면 연중 가만히 있어도 적게는 두차례, 많게는 십여차례 엑스레이를 찍은 것만큼의 방사능을 쐬고 사는 셈이다.

KINS 노병환 (盧柄煥.방사선환경평가실장) 박사는 "국내 자연방사능치는 일본보다 약간 높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지금까지 측정결과에 따른다면 건강에는 아무 이상이 없는 방사선치를 보이고 있다" 고 말했다.

지역적으로는 제주.백령도등이 평균치가 낮은 반면, 춘천.군산등은 높을 때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원래 지질의 화학적 구성등이 다르기 때문. 땅속에 우라늄이나 토륨같은 방사성동위원소의 성분이 많은 지역일수록 방사선치가 높다는 것. 한편 원전 근처라고 해서 특별히 방사선치가 높은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방사능 측정소중 원전인근은 4곳이다.

감시망 운영팀은 "국내원전의 방사능물질 감시는 현재로서는 믿을만한 수준" 이라고 설명했다.

국내는 물론 동북아의 핵관련 활동에도 아직 이상 징후는 없다.

중국등에서 혹시 지상 핵실험이라도 한다면 수일내에 부산물이 편서풍을 타고 날아온다.

영변등 북한의 핵기지에서도 환경방사능에 감지될 만큼 특별행동을 벌이는 것 같지는 않다.

김창엽 기자

◇ 환경방사능 = 자연중에 존재하는 방사능. 약 70%가 땅속 동위원소에서 비롯된다.

나머지는 우주에서 오는 고에너지의 입자나 원전가동 혹은 핵실험의 낙진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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