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발 떨어진 '수출효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2면

우리나라의 수출구조가 반도체.정보기술(IT)기기 등 첨단상품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수출했을 때 전 산업에 걸쳐 나타나는 소득창출액이 지난 10년간 18%나 줄어든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수출의 고용유발 효과도 10년 사이 3분의 1 수준으로 급격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로 벌어들인 돈이 내수로 확산되지 않아 고용과 소득을 늘리지 못하는 수출.내수 간 괴리가 고착화한다는 의미다.

12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산업연관표를 이용한 수출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 분석'에 따르면 수출이 1000원 증가할 때 1991년에는 소득이 711원 늘었는데, 지난해에는 582원 늘어나는 데 그친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대해 KDI는 음식료품.섬유의류.금속제품 등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의 수출이 줄고, 석유제품.반도체.정보기술기기 등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낮은 상품의 수출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수출로 번 돈이 내수로 돌지 않으면서 수출의 고용유발 효과도 줄어들고 있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수출이 10억원 늘 때마다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수출의 취업유발계수는 90년 46.3명에서 95년 25.8명, 2000년 15.7명으로 10년 새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인력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 반도체.휴대전화 등의 수출 비중이 커지면서 수출로 인한 고용증대 효과가 줄어든 것이다.

김종윤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