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쯤 되면 고급 밥솥 만들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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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나 삼성전자쯤 되면 그 브랜드 가치에 맞는 고급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나라 전기밥솥 시장 1위 기업인 쿠쿠홈시스의 구자신(63) 대표가 최근 발생했던 '전기밥솥 리콜 사태'와 관련해 대기업에 따끔한 충고를 했다. 12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다.

구 대표는 "쿠쿠 같은 중소기업이 시장을 장악하자 대기업들이 이를 견제하기 위해 저가 정책을 펼쳤고, 이러다 보니 원가 절감 과정에서 큰 문제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기밥솥 리콜 사태가 벌어지리라고 이미 예견까지 했다는 것이다. 구 대표는 "값이 비싸더라도 일본제를 능가하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 대기업의 할 일"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기밥솥 시장에서 50% 정도의 점유율(쿠쿠 측 추산)을 기록하고 있는 쿠쿠는 대기업 제품보다 더 비싼 값을 받고 있다.

구 대표는 "국내 밥솥 시장은 어느 정도 포화 상태에 달했다고 판단된다"며 "이제는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겠다"고 말했다. 올해 1900억원 정도 예상되는 매출 가운데 수출 비중이 3.6%에 불과하지만 그 비중을 점차 늘려나가겠다는 설명이다. 한국처럼 쌀을 주식으로 하는 중국.동남아.일본이 주공략 대상이다. 특히 중국에서 쌀을 주식으로 하는 10억 인구 중 상위 5% 정도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현재 시험 생산 단계인 중국 칭다오(靑島) 공장도 더 키워나가기로 했다. 구 대표는 "국내에서 쿠쿠가 성공한 것은 철저하게 현금을 받고 물건을 주는 등 브랜드 가치를 지켰기 때문"이라며 "해외 시장에서도 이런 전략을 고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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