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IMF 설득할 여건 성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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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부가 금리를 낮추려는 것은 두말할 필요없이 현재의 고금리로는 기업이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단기외채가 만기연장되고 신규 자금을 들여온다 해도 이는 결국 빚이기 때문에 수출기업이 달러를 벌어오지 못하면 외환위기에서 완전히 탈출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에는 환율이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국내 금융기관의 단기외채 만기연장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게다가 가용 외환보유고가 2백억달러를 넘어서 IMF구제금융 신청전 수준을 회복했다.

세계은행 지원자금과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 등을 통해 신규자금이 들어오는 4월에는 외환보유고가 더 높아지게 돼 있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바로 IMF와 금리인하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

정부와 IMF는 지난달 5일 5차 지원금을 받으면서 '외환시장이 안정되면 금리인하에 착수한다' 고 합의했었다.

문제는 어떤 상태가 돼야 외환시장이 안정됐다고 볼 수 있느냐다.

이에 대해 정부는 '외화자금이 급한 시중은행에 한국은행이 직접 달러를 빌려주는 외화지원창구가 폐쇄돼도 환율이 급등하지 않는 상태' 로 해석하고 있다.

정부는 빠르면 이달말께 한은의 외화지원창구를 폐쇄할 계획이다.

아무튼 환율이 현재 추세를 유지할 경우 다음달 중순께부터는 단기금리 하향안정화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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