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문화의 거울로 본 신기한 필리핀, 재미난 필리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4면

마부하이 필리핀, 우정의 섬 일로일로
 송혜진·이대연 글, 홍자희 그림
한솔수북, 72쪽, 1만1000원

 ‘열린마음 다문화’ 시리즈 책 중 하나다. 다문화사회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다름’을 편견없이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마음을 가르쳐준다. 이미 『쑤어쓰데이 캄보디아, 내 이름은 쏘카』『센 베노 몽골, 으라차차 바야르』『신 짜오 베트남, 태권팥쥐와 베트콩쥐』 등이 출간됐다.

다른 문화를 왜 이해해야 하나. 남을 위해 동정하듯, 선행하듯 이해하란 말이 아니다. 다문화를 받아들이면 내 문화가 풍성해진다. 내 삶의 반경이 늘어나고 내 경험이 풍성해지는 것이다. 그 생생한 사례를 이 책이 보여준다. 굳이 책 주인공 상준이의 경험을 들먹일 것도 없다. 책을 통해 알게 된 필리핀 문화가 참 재미있다.

필리핀 이푸가오 지역의 바나웨에 있는 계단식 논은 ‘세계 8대 불가사의’ 중 하나다. 이곳 원주민들은 200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산지에 논을 일구었다. 논두렁을 모두 이으면 무려 2만 킬로미터. 지구를 반 바퀴나 돌 수 있는 길이다.

필리핀에는 신기한 탈것도 많다. 자전거 옆에 손님이 탈 수 있는 자리를 단 ‘트라이시칸’과 미군이 버리고 간 지프트럭을 화려하게 꾸민 ‘지프니’ 등이다.

건국신화 ‘민다나오 전설’도 재미있다. 개미와 물고기와 새들의 도움으로 사랑을 이룬 마라나오 왕자와 민다 공주의 이야기다. 그 뿐인가. 필리핀 속의 중세유럽, 인트라무로스와 ‘필리핀 국민의 아버지’로 존경받는 호세 리잘 등 이야기는 줄줄이 이어진다.

남을 존중하는 마음은 아는 데서 시작된다. ‘가난한 나라려니’ 하며 낮춰보던 마음을 어느새 몰아내버릴 책이다. 

이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